thebell

파이낸스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전략 점검]9000억+α 투자, 자본관리 전략 영향은④금융사 인수시 가용자본 줄고 요구자본 증가…기본자본 지급여력 관리 필요성↑

강용규 기자공개 2025-05-07 14:01:53

[편집자주]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구원투수로 나선 SBI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들간의 풋옵션 분쟁이 해소되며 물꼬를 텄다. 더불어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단행하며 지주사로서의 경쟁력도 확보했다. 교보생명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 인가 신청 등을 거쳐 2026년까지 지주 출범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더벨이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전략의 면면과 남아있는 과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15시3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보험(교보생명)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SBI저축은행 경영권 인수에 이어 손해보험업, 더 나아가 비보험 금융사업까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SBI저축은행에 투입될 9000억원에서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의 이익 창출능력을 고려할 때 투자금액 확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만 투자로 불어난 주식자산이 요구자본 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자본적정성 관리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기본자본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세에 있는 만큼 향후 요구자본을 더욱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투자재원 마련 부담은 적지만…자본적정성 악화 불가피

교보생명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지분 50%+1주를 인수하기 위해 2026년까지 9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금융사 인수 가능성을 고려해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린 투자가 조 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앞서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경영권 인수를 공식 발표하면서 손보사 인수 가능성까지 공언했다. 현재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손보사는 롯데손보, 악사손보, MG손보 등 3곳이며 MG손보의 경우 계약 이전 뒤 청산이 논의될 만큼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교보생명이 굳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

롯데손보는 한때 2조~3조원의 가격이 거론됐지만 자본적정성 악화로 인해 최근에는 예상 가격이 1조원대로 낮아져 있다. 악사손보는 3000억~5000억원대 매물로 평가된다. 롯데손보를 선택한다면 2조원대, 악사손보를 선택한다면 1조2000억~1조4000억원 가량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교보생명은 작년 말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3조5012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해마다 6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한다는 점, 일반적으로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는 차입 등 외부 조달을 일정 부분 병행하면서 이뤄진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투자 재원 마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자본적정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재원을 전액 외부에서 조달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만큼 순자산의 유출로 인한 가용자본의 감소, 보유 주식자산 증가에 의한 요구자본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교보생명)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악화 추세…관리 방안은?

교보생명은 2024년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220.8%로 집계됐다. 이는 요구자본 부담을 완화하는 경과조치를 적용한 뒤의 수치로 경과조치 효과를 제거한 지급여력비율은 164.2%다. 가용자본이 13조9865억원, 요구자본이 8조520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교보생명의 요구자본은 분기별로 증가세를 보이며 1년 사이 13.7%(1조293억원) 불어났다.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장성보험의 보유계약을 늘리면서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보험위험액)이 늘어난 점, 금리와 환율 등 외부 지표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시장위험액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위험액의 하위 위험 중 하나로 주식위험액이 있다. 보유 주식자산의 가치가 시장 지표 변화에 따른 충격으로 받는 영향을 수치화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생명이 보유한 주식자산의 충격 전 공정가치는 12조6534억원, 이로 인한 주식위험액은 3조7143억원이다.

주식의 보유 형태에 따라 위험 계수가 다른 만큼 SBI저축은행, 더 나아가 손보사 인수로 인한 주식위험액 증대 영향을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다. 다만 교보생명의 주식위험액은 1년 사이 27.7%(8050억원) 증가했으며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으로 주식자산이 늘어난다면 위험액 역시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가용자본의 경우 지난해 8월 7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11월 6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감소 폭을 3.6%(5261억원)으로 억제했다. 다만 가용자본은 손실 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손실 흡수성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나뉘는데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액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최근 감독 당국은 기본자본만의 요구자본 대응능력, 즉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을 보험사 자본감독 기준에 포함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올 3분기 내에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의 기본자본은 1년 사이 24.1%(2조6347억원)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146.2%에서 97.6%로 48.6%p(포인트) 하락했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100%에 가까운 안정적 수준이지만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로도 꼽힌다. 교보생명으로서는 향후 금융사 인수로 인한 순자산의 유출과 요구자본의 증가 전망을 고려해 기본자본을 포함한 자본적정성 전반의 관리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 중인데다 재무적 투자자들의 보유 지분이 상당한 만큼 기본자본의 유일한 외부 확충 수단인 유상증자를 실시하기가 쉽지 않다. 이익잉여금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 순자산을 구성하는 손익 지표의 점진적 개선을 통해 기본자본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공동재보험 등 위험 분산수단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