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보증업계 경영분석]건설공제조합, 자산운용 성과…당기순이익 '수성'①대위변제액 2년 새 3.6배 증가…영업적자에도 '2700억' 영업외수익
정지원 기자공개 2025-05-08 07:38:25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또 한번 침체기를 맞았다. 건설산업기본법 적용을 받는 3개 공제조합도 새로운 국면을 마주했다. 이들은 1960년대부터 건설공사에 필요한 계약이행 보증과 건설기업 융자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산업의 발전을 함께해 왔다. 현재는 경영 위기로 역할이 흔들리는 곳들도 있는 한편 각종 자구책을 마련해 기회를 모색하는 곳들도 보인다. 더벨이 건설보증업계 경영의 현 주소와 리스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07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공제조합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건설금융기관으로서 3개 공제조합 중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가장 높다. 그만큼 건설공제조합의 주요 사업 실적과 수익 추이는 건설산업 전반의 분위기와 연동돼 있다. 보증·융자·공제 등 핵심사업 신규 실적 규모는 건설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락을 시작했던 2022년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이후 건설공제조합의 영업수익 성장은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전년에 비해 2.0% 증가에 그쳤다. 반면 영업비용이 대폭 늘면서 지난 2년간 영업적자 기록이 불가피했다. 건설경기 악화로 이 기간 대위변제액이 3배 이상 불어난 탓이다.
다행히 영업적자를 만회할 만큼 자산운용 수익을 남겼다. 당초 당기순손실을 예상했지만 230억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613억원 수준의 자산운용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난다.
◇보증·융자·공제 핵심사업 실적 성장폭 축소
건설공제조합은 1963년 설립됐다. 국내 최초 건설보증기관으로 자본금 2억원, 조합원 425개사로 출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6조5700억원, 조합원수는 1만3254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유관 3개 공제조합 중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조합은 보증·융자·공제 등 핵심사업을 수행 중이다. 3개 핵심사업의 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 수년간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규모 축소의 흔적이 드러난다. 3개 핵심사업 실적 모두 2021년~2022년경 고점을 찍은 뒤 하락했다. 이후 성장이 중단된 상황이다.

먼저 국내외 공사에 대한 계약·하자보수·선급금 등 보증의 경우 2022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당해에만 83조1796억원의 신규 보증을 집행했다. 이듬해에는 신규 보증액이 59조1910조로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66조4422억원 수준으로 반등했다.
조합원의 사업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융자 수요도 2022년경 급증했다. 같은 해 신규 융자 규모만 3조699억원에 달한다. 이듬해 1조2177억원으로 규모가 줄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2조1352억원으로 다시 신규 융자실적이 반등했다.
보증잔액과 융자잔액은 2022년부터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2022년 말 보증잔액은 172조6633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66조1425억원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융자잔액은 2조8301억원에서 2조4647억원으로 줄었다. 건설경기 악화와 건설공제조합 점유율 하락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 관련 보험에 해당하는 공제 사업 추이도 비슷하다. 건설공제조합은 2022년 공제료 수익으로만 55억원을 벌었다. 이듬해 49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 다시 50억원 수익을 올렸다.
공제금 지급액은 건설경기가 가장 침체돼 있었던 2023년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22년 지급액은 33억원이었지만 2023년에는 37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다시 33억원 정도로 줄었다.

◇영업수익 3858억, 영업비용 4177억…대위변제액만 2218억
건설공제조합의 영업수익엔 보증수수료·융자금이자·공제료수익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보증수수료는 2541억원으로 전년 2410억원에 비해서 5.2% 상승했다. 반면 융자금이자는 같은 기간 453억원에서 434억원으로 4.2% 감소했다. 공제료 수익은 49억원에서 50억원으로 변동이 미미했다.
세 가지 핵심사업에서 실적 정체가 이어져 왔다. 건설공제조합의 영업수익 증가폭도 크지 않은 편이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영업수익 38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783억원보다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공제조합으로서 본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온 편이다.
하지만 2년 연속 영업적자는 면하지 못했다. 건설공제조합의 2022년 영업이익은 1216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적자 전환해 영업이익 마이너스(-) 2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19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을 키웠다.
건설공제조합이 건설사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면서 영업비용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건설공제조합의 대위변제액은 2022년 61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218억원으로 3.6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비용이 4000억원대를 넘어섰다. 건설공제조합의 영업비용은 2022년 2626억원 수준이었다. 이듬해인 2023년 4042억원, 지난해 4177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수익보다 영업비용이 커지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영업적자 318억, 당기순이익 231억…자산운용 순이익 613억
다행히 건설공제조합은 적극적 자산운용을 통해 영업외수익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2022년 영업외수익은 1050억원에 불과했다. 2023년에는 2067억원, 지난해에는 27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외비용 이상의 영업외수익을 거두면서 당기순손실 상황은 피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외수익은 2701억원, 영업외비용은 2088억원으로 나타났다. 당초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 당기순손실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는 방어한 셈이다.

당기순이익 규모 급감은 불가피했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0억원, 82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2.0% 떨어졌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이 함께 늘었다. 영업외수익에서 영업외비용을 차감한 금액을 자산운용 순이익이라고 추산한다면 이 금액은 2022년 465억원, 2023년 1317억원, 지난해 613억원을 차례로 기록했다.
2023년 중 창립 이래 최고 수준의 운용 수익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건설공제조합의 투자 자산 현황을 살펴보면 2023년 말 AUM은 4조4648억원, 당해 수익률은 3.17%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AUM은 4조7046억원으로 늘었지만 수익률은 1.51%로 떨어졌다.
건설공제조합은 단기운용자금·채권·주식·대체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나눠 자산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채권 비중이 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단기운용자금이 35%, 대체투자가 13%, 주식이 6%의 비중을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부문의 수익률이 전년 말 대비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은 0.48%에서 0.19%로, 단기운용자금 수익률은 3.93%에서 3.39%로, 대체투자 수익률은 5.3%에서 5.22%로 하락했다. 특히 주식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전체 수익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포트폴리오 비중은 작은 편이지만 주식 수익률은 15.27%에서 -4.41%로 하락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R Briefing]배민 손잡는 티빙, 가입자 수 늘리기 '화력 집중'
- 롯데, '컬처웍스 살리기' 메가박스 합병 승부수
- 현대위아, 관세전쟁 여파 수익성 하락
- 롯데정밀, 중국산 에폭시 반덤핑관세 '반사이익'
-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법적분쟁 다 털어냈다
- [i-point]케이쓰리아이, 엔비디아 연동 플랫폼 개발 착수
- [i-point]투비소프트, 1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
- [i-point]우리기술, 국내 유일 해상풍력 하부설치선 확보
- [i-point]엑스플러스, '아몬드브리즈' 디자인 제품 신규 공개
- [IR Briefing]'실적 고공행진' 에이피알, 연간 목표 초과달성 자신감
정지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건설보증업계 경영분석]건설공제조합, 자산운용 성과…당기순이익 '수성'
- [상장 리츠 리포트]SK리츠, 포트폴리오 금리 3%대 진입 '청신호'
- [건설사 미수금 모니터]계룡건설산업, 매출액 대비 20% 수준 '리스크 낮아'
- 신한리츠운용, 알파·서부티엔디리츠 투자 콘셉트 확정
- HDC현산, 턴어라운드 시작…영업이익률 6% 돌파
- [건설사 미수금 모니터]HDC현산, 채권 회수 리스크 '축소'…외형 성장 예고
- 롯데리츠, '선배당후투자'…밸류업 약속 이행
- 美 멀티패밀리 투자사 GL캐피탈, 한국 시장 진출
- [건설사 PF 포트폴리오 점검]포스코이앤씨, 우발채무 1조 미만…리스크 미미
- [PF Radar]케이리츠운용, PF정상화펀드 활용…서초 개발 '본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