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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생명 M&A]자세 낮춘 우리금융,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내부통제·지배구조·재무안정 계획 공개…임 회장도 임직원 서한

조은아 기자공개 2025-05-07 13:33:13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9개월 만에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긴 했으나 내부에선 끝까지 알 수 없다는 긴장감 역시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정국에 접어든 만큼 다음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금융당국 내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칫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역시 컸다.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우리금융이 낸 보도자료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조건부 승인임에도 우리금융은 재차 금융당국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자세를 낮췄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내부 서한을 통해 긴장의 끊을 놓아선 안된다며 당부했다. 우리금융이 이날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혁신방안의 주요 내용과 함께 그룹 중장기 재무구조 안정화 방안을 공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천신만고 끝 인수, 조건부에도 "깊이 감사'

우리금융은 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우리금융은 금융위의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당국이 이러한 방안들에 대한 면밀한 심사를 거쳐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향후 혁신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은행 순이익 비중이 90% 안팎으로 유독 높은 탓에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여러 차례 추진했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막판까지 검토하다 포기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후에도 험난한 여정이 지속됐다. 특히 인수 발표 직후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인수 자격 논란이 확산됐다. 앞서 3월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 결과 경영실태평가 3등급으로 등급이 떨어지면서 우려가 현실화했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혹시 모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올해 8월까지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우리금융은 인수가액(1조5500억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흔들림없이 인수를 준비했다. 일찌감치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를 보험 인수단장으로 영입했고 순차적으로 인수 및 통합을 위한 제반 작업에 나섰다. 동시에 금융위의 눈높이를 총족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보완하고, 자본비율 관리도 강화했다.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혁신방안 공개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의 '인수 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심사받는 것과 별도로 최근 금감원의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이행상황을 보고했고 내부통제 강화와 자본비율 개선 등 그룹 전반에 걸친 혁신방안을 제출했다.

우리금융은 금감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총 21건 중 17건에 대해서는 이행을 완료했다. 컨설팅 등을 통해 충당금 산출 방법론 개발이 필요한 나머지 4건에 대해서는 조속히 완료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혁신방안도 공개했다. 향후 5년간 그룹의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을 투입한다. △시스템 고도화 △컨설팅 실시 △솔루션 도입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또 기존 준법지원부 외에 그룹사 점검기능을 수행하는 조직과 소비자보호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을 별도 신설하기로 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이뤄진다. 회장 3연임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회장 장기 재임에 대한 주주의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룹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2027년 말까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자산 리밸런싱, 적정수준의 자산성장 등을 통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환율 민감자산 등 고위험자산 감축 △유휴 부동산을 비롯한 보유자산 매각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자본비율 목표를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재무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이제 우리금융은 강력한 내부통제와 안정적인 자본관리를 바탕으로 동양·ABL생명을 건전하고 혁신적인 보험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며 "이미 수립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회사의 손익구조와 영업기반을 한층 더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실행계획으로 재정비해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회장도 이날 오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그룹사 모두 그간 준비해온 여러 과제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자회사 편입 이후 협업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미리 빈틈없이 준비해달라"며 "내부통제, 재무구조 등 우리금융의 혁신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인 만큼, 인수 이후에도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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