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글로비스가 흥행시켰다 우선매수권 쥔 글로비스 후순위 출자에 기관투자자들 몰려 '오버부킹'

이영호 기자공개 2025-05-12 13:46:35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15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펀드레이징에서 돋보이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대글로비스를 따라 기관투자자 자금이 몰리면서 펀드레이징 목표치를 상회하는 '오버부킹'이 이뤄졌다. 펀드레이징 흥행에는 여러 요인이 지목되지만 무엇보다도 현대글로비스가 전면에 나선 게 결정적이다.

◇줄이은 출자행렬에 오버부킹…흥행성공

8일 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에어인천 컨소시엄은 300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 자금을 초과 모집했다. 두 배 이상 자금이 몰렸다. 기관들이 줄을 서서 출자를 제안하고 있어 컨소시엄으로선 어떻게 각 기관들의 출자금을 조정할지가 당면 과제다. 투자금을 모집하는 에어인천 컨소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이다.

에어인천 컨소는 에어인천 대주주인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PE),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이하 한투파PE)가 이끌고 있다. 거래 규모는 6000억원 정도다. 이 중 3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나머지 3000억원은 소시어스PE-한투파PE의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에퀴티로 충당한다.

최종 모집금액은 아직 유동적이다. 총 조달 금액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4700억원은 매각대금, 1300억원은 유상증자 등 신규 자금 투입용으로 분류됐다. 유상증자 규모가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고 출자금이 당초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은 만큼, 신규 투입자금 규모를 키울 공산이 커졌다.

프로젝트펀드 3000억원 중 1500억원은 현대글로비스가, 나머지 1500억원은 기관투자자가 부담하는 구조다. 현대글로비스가 후순위 출자자로 기관투자자들은 중순위 출자자로 투자금을 제공한다. 수출입은행과 교직원공제회와 같은 유수 기관은 물론, 다수의 금융사들이 출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인수금융사가 선순위를 가져간다.

금번 펀드레이징은 다수 기관을 접촉한 것이 아닌 일부에만 한정해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버부킹이 될 정도로 기관들의 호응은 뜨겁다. 각 기관들은 당초 출자 제안액에서 상당 규모 감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레이징 종결 목표 시점은 이달 말로 잡았다. 에퀴티 확보가 순조롭게 풀리면서 인수금융 셀다운 작업도 순항 중이다.

◇'통합 에어인천 눈독' 현대글로비스 후광효과 '톡톡'

출자자들이 앞다퉈 출자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전략적투자자(SI)로 등판한 현대글로비스의 존재감이 무엇보다 컸다. 현대글로비스가 프로젝트펀드 후순위 출자자로 버티고 있어 다른 투자자들은 손실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은 먼저 가져갈 수 있는 조건을 확보했다.

게다가 굴지 대기업이 핵심 출자자로 나설 만큼 투자처 전망을 밝게 봤다는 점은 투자자로선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현대글로비스는 에어인천 우선매수권까지 쥐고 있어 추후 투자금 회수 구도까지 구체화됐다. 출자를 고민하던 기관으로선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추후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품은 '통합 에어인천'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M&A로 항공운항증명서(AOC)를 확보할 보기 드문 기회다. 현대글로비스가 영위하던 육상물류, 해운 사업과도 시너지가 크다. 내로라하는 물류 대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낸이유다. 현대글로비스는 통합 에어인천을 통해 육해공 종합 물류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여기에 화물사업부 자체가 가진 밸류에이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IB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의 EV/EBITDA 멀티플은 4배 전후다. 피어그룹 비교는 물론 절대 기준을 놓고 보더라도 저렴한 멀티플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항공사업 진출 기회를 고려하면 기꺼이 지불할 가격표란 관측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시장이 가장 선호하는 SI 후순위 출자 구도를 갖춘데다 밸류까지 저렴해 매우 매력적"이라며 "금융사가 명목상 위험가중자산(RWA) 이슈로 출자에 신중하다지만, 좋은 딜에는 RWA와 관계없이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