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게이트, 뒷걸음질 실적 회복 카드 'VPN·PQC' HW·SW 판매 역성장에 새 사업 힘싣기, SKT 해킹 사태 반사이익 기대도
최현서 기자공개 2025-05-14 10:01:2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엑스게이트가 핵심 수익원인 가상 사설망(VPN) 공급 확대와 양자내성암호(PQC) 역량 강화에 나선다. VPN은 인터넷 상에서 '망 분리'와 같은 효과를 구현하는 서비스다.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쓰이도록 해 고객사 확대를 노리고 있다. VPN 내 오가는 트래픽은 암호화가 필수이기 때문에 PQC도 놓칠 수 없는 기술이다.엑스게이트가 두 기술에 힘을 주는 이유는 성장성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것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두자리수 비율로 줄었다. 핵심 수익원의 판매고가 줄어든 점이 뼈아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무기로 VPN과 PQC를 빼든 것이다.
◇'실과 바늘' VPN과 PQC, KCMVP 검증 대상 등록 우선
엑스게이트는 1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엑스게이트는 VPN, 방화벽 등의 제품을 제작하고 공급하는 사이버 보안 기업이다. 2010년 12월 설립돼 2016년 가비아 자회사로 편입됐다. 2023년 코스닥 시장에 스펙합병 방식으로 상장했다.
이날 발표는 핵심 먹거리인 VPN 사업을 강화와 PQC 등 양자통신보안 사업의 수익화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VPN은 본사와 지사 간의 통신이나 재택근무 등 원격 근무자의 사내망 접속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다. VPN의 목표는 보안이 보장되지 않는 인터넷 상에서 물리적 망 분리가 이뤄진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해커 등 외부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VPN 서비스는 대부분 트래픽 암호화를 제공한다.
현재 이 암호화 방식에 리베르트-샤미르-애들먼(RSA) 알고리즘이 보편적으로 쓰인다. 슈퍼컴퓨터 등 현존하는 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방식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이 RSA 암호화 방식을 수 분 내에 풀 수 있다. 이에 맞서 나온 개념이 PQC다. 엑스게이트 입장에서 VPN과 암호화 방식이 '실과 바늘'과 같은 관계이기 때문에 PQC도 놓칠 수 없는 분야인 셈이다.

주갑수 엑스게이트 대표(사진)는 "편의점 등 브랜치(지점, 소규모 사무실 등) 사업자들은 비싼 제품을 투자하기 쉽지 않다"며 "엣지단에서 쓰이는 저사양급 제품에서도 비복호화 상태에서 어플리케이션을 인지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 중이며 올 하반기 중 엑스게이트 제품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사양의 컴퓨터로도 트래픽이 어떤 서비스로부터 유입됐는지 쉽게 알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대학교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PQC 알고리즘도 올해 중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주 대표는 "서울대학교 크립토랩과 함께 개발했고 알고리즘 자체는 이미 나온 상태"라며 "'비검증 대상'인 PQC 알고리즘을 국내 암호모듈 검증제도(KCMVP)에 포함시켜서 인증을 받고, 내년에 이를 '검증 대상'으로 끌어올리면 아마 (엑스게이트가) 국내 최초로 인증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CMVP는 보안 알고리즘의 안전성을 검증했다는 'KS마크'와 같다. 국정원이 주도적으로 알고리즘을 확인한다. 공공기관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현재 KCMVP 검증 대상 알고리즘은 △블록암호 운영모드 △해시함수 △메시지 인증 등 8가지다. PQC가 검증 대상에 포함될 경우 국내 보안 시장의 최대 고객인 공공기관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주력 매출원 동력 저하 극복 의지, 도입 문의 증가 '기대'
엑스게이트가 VPN과 PQC에 힘을 쏟기로 한 이유는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가 꺾인 영향이 크다.
엑스게이트의 작년 매출은 432억원으로 전년(428억원) 대비 0.9% 늘어난 것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같은 기간(41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40억원으로 3억원에 불과했던 전년보다 1255.6% 늘었지만 이는 스펙합병에 필요했던 사모전환사채 인수비용 56억원이 제거된 일회성 효과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VPN 등이 포함된 HW·SW 제공 수익이 역성장했다. 작년 제품 판매액은 304억원으로 309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대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보안 예산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심 사업 역량 강화가 필수다.
주 대표는 "PQC는 단순 알고리즘 추가가 아니라 체계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며 "먼저 시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선점 효과도 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 해킹 사태로 얻은 반사이익이 발생했다는 점도 짧게 언급했다. SKT가 미국 보안업체 '이반티'의 VPN을 이용하고 있다는 게 공개되면서 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주 대표는 "SKT 해킹 사태가 발생하고 VPN 도입 문의량이 꽤 많이 늘었다"며 "예전에는 국내 기업들이 영세해 해외 제품과 대등하게 경쟁해야 하는 미션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일대일로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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