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거버넌스 점검]사내이사 4인 체제…'1인 리더십' 보완 과제②IPO 전후 경영실무 책임자 전면 배치‥대외 위기에 역할론 부상
윤종학 기자공개 2025-05-20 07:59:46
[편집자주]
‘백종원의 회사’로 알려진 더본코리아가 2024년 말 증시에 입성한 지 반년이 지났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상장을 둘러싼 기대는 컸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연이은 논란과 더불어 조직 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더벨은 상장 이후 불거진 신뢰 리스크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더본코리아의 이사회 구성, 지배력 집중, 경영 의사결정 구조 등 거버넌스 체계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본코리아는 상장을 앞두고 창업자 중심의 단일 경영 체제를 보완하고자 사내이사진을 확대했다. 각자대표를 포함한 4인의 사내이사가 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운영·가맹·재무 등 핵심 부문을 나눠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하지만 연이은 브랜드 위기 상황에서 실무 이사진의 존재감은 드러나지 않았고, 모든 대응은 백종원 대표 1인에게 집중됐다. 전문성을 갖춘 이사 체제를 어떻게 실질적인 분산형 거버넌스로 발전시킬지가 더본코리아의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인 체제’ 넘어서기 위한 각자대표 구성
더본코리아는 오랜 기간 백종원 대표 1인이 모든 경영을 총괄해왔다. 창업 초기부터 브랜드 기획, 마케팅, 의사결정, 위기 대응까지 사실상 대표 개인에 의존한 구조였다. 이 같은 구조는 상장을 앞두고 재편됐다.

2020년 12월, 내부 운영 총괄을 맡아온 강석원 전무가 사내이사로 등기되며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2024년 3월에는 각자대표이사로 승격되며 거버넌스 재편이 이뤄졌다. 각자대표 체제로의 전환은 IPO를 앞두고 '백종원 대표 의존도'에 대한 외부 우려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증권신고서에서도 '백종원 대표이사의 질병·사고·평판 하락 등이 일시적으로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표 1인 체제가 지닌 잠재 리스크를 직접 명시한 바 있다. 백 대표이사의 개인적 일탈로 인한 평판 하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이 경우 소비자의 수요 감소를 야기하여 당사의 경영성과 및 재무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부 운영을 맡아온 강석원 이사를 각자대표로 전면 배치하며 책임 경영 구조를 보강했다는 분석이다. 더본코리아 정관에도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고 회사의 업무를 총괄한다. 단, 대표이사가 수 명일 때는 이사회의 결의로 각자 또는 공동으로 대표할 것을 정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각자대표이사는 이사 중 두 명 이상이 각각 단독으로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구조다. 각 대표이사가 다른 이사와 상의 없이 단독으로 계약체결, 업무 집행 등이 가능하다. 두 대표이사가 같이 의사결정을 내려야하는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경영전반에서 분업적 책임경영이 가능한 구조다.
다만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 오류, 위생 논란, 점주 갈등 등의 위기 상황에서 강 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거나 전면에 나서는 대신 한 발 물러선 입장을 유지했다. 법적으로 단독 대표권을 지닌 ‘각자대표’ 체제에 비춰보면 실질 행동은 보완자에 가까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석원 이사는 백 대표와 40년 가까운 인연을 이어온 핵심 실무형 인물이다. 백 대표는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 대표는 행정학과에 입학하면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인인더스트리얼이라는 법인을 통해 사업을 함께 시작했다.
백 대표가 2004년 본격적으로 더본코리아를 설립하자 이사로 복귀해 재무, 총무, 구매 등 회사 관리 및 운영 전반을 총괄했다. 백 대표가 외형성장을 맡았다면 강 대표는 안살림을 도맡아해온 셈이다.
더본코리아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상장 전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백 대표로 76.69%를 보유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강 대표가 18.11%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상장 이후 지분이 희석되긴 했지만 여전히 14.2%를 보유하고 있다.
◇실무형 이사진 구성, 대내외 위기에 역할론 부상
더본코리아의 사내이사 중 나머지 두 명은 가맹사업 총괄인 최경선 전무이사 재무총괄(CFO)인 강석천 상무이사다. 이들은 모두 2021년 6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이사회에 합류했고 IPO 실무와 이후 경영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

최근 위생·브랜드 리스크가 가맹점 관리 문제로 확산되면서 최경선 전무의 관리책임과 상생 전략 수립 과제가 주목받고 있으며 기업가치 훼손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석천 CFO의 IR 전략과 투자자 대응 능력에 대한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특히 IPO 추진 과정 속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은 현재 연이어 터진 더본코리아 논란의 시발점이었다. 더본코리아의 근간 사업인 가맹사업의 정상화 없이 위기상황 해소는 요원한 일이다. 가맹사업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가맹사업본무를 총괄하는 인물이 최 전무다.
1966년생인 최 전무는 유통업계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경력을 쌓아 온 가맹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1991년 한화유통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매장기획, 삼성물산 식품 MD 등을 거쳤다. 1999년 홈플러스로 이동하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 경력을 쌓았고, 풀무원과 아성다이소를 거쳐 2018년부터 더본코리아에 합류했다.
한편 강석천 상무는 삼일회계법인 출신의 재무 전문가로 2018년부터 더본코리아 CFO를 맡아 상장 실무와 공모자금 운용, IR 전략 수립을 책임졌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고 오버행 부담까지 겹치며 기업가치 훼손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대외 메시지 주체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강 상무는 2024년 말부터 차등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시장 우려를 의식해 지분매각 계획이 없다는 의사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중장기 성장 전략이나 추가적인 기업가치 회복 시그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당장은 3개월간 외식 경기 침체와 여러 이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의 매출 회복과 운영 안정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표이사가 직접 점주들과 소통하며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그 외 사항은 추후 여건이 안정된 뒤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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