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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투자금 1조4000억원 돌파 'VC별 투자 세분화' 대형사 'PEF 투자 강화' vs 중소형사 '초기기업·엔젤투자'

이상균 기자공개 2012-01-11 11:11:26

이 기사는 2012년 01월 11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은 2011년에도 거뜬히 1조원을 돌파했다. 머니투데이더벨이 34개 주요 벤처캐피탈 및 신기술금융사의 2011년 투자실적을 취합한 결과, 총 1조4153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1조3132억원)에 비해 7.7% 늘어난 규모다. 금액으로는 1020억원이 증가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집계한 11월 누적기준 벤처투자 총액은 1조1103억원이다. 2011년 벤처투자 총액이 전년대비 약 20%의 증가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2012년에는 1조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벨의 집계는 이보다 1000억원 가량이 더 많다. 벤처캐피탈 및 신기술금융사가 보유한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투자액도 합산해 계산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투자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1년 9월 기준 투자 잔액은 3조5332억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4522억원이 늘어났다. 최근 10년간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최대 수준이다. 오히려 6년 연속 투자재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투자증가 속도는 더딘 편이다.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그만큼 녹녹치 않다는 방증이다.

투자액 증가를 이끈 것은 상위 10개사다. 증가액 1020억원 중 76.8%인 783억원을 책임졌다. 반면 하위 14개사는 16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벤처캐피탈의 영역 구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위권 벤처캐피탈이 PEF 결성 등을 통해 10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에 집중하는 반면, 중하위권 벤처캐피탈들은 중소규모 딜(deal)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액 5억원 미만의 초기기업 혹은 엔젤투자에 집중하는 벤처캐피탈도 생기고 있다.

대형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미국처럼 엔젤투자-초기기업 투자-중견기업 투자 등으로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세분화되는 것"이라며 "각각의 벤처캐피탈들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포지셔닝(positioning)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PEF, 아직 메자닌 투자에 머물러

PEF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미 13개 벤처캐피탈들이 PEF를 운용하고 있다. PEF는 없지만 그로쓰(growth) 벤처조합을 통해 성장단계의 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투자규모를 살펴보면 사실상 PEF 투자 성격이 짙다.

하지만 아직도 벤처캐피탈의 전체 투자액 중 PEF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조차 PEF 투자 비중이 45%로 50%가 채 되지 않는다. 아주IB투자는 37.8%에 그친다. IMM인베스트먼트가 드물게 72.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이마저 CRC(기업구조조정) 투자액을 합친 것이다.

PEF 투자는 규모가 크지만 딜을 발굴하고 성사시킬 확률이 벤처투자에 비해 낮다.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검토하는 시간도 더 길다. PEF 투자 규모와 비중이 들쭉날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곳이 KB인베스트먼트와 네오플럭스다. 2010년 KT WIC에 1000억원, 넥솔론에 200억원을 투자하며 PEF 투자 비중이 78.7%에 달했던 KB인베스트먼트는 2011년 44.1%로 떨어졌다. 네오플럭스 역시 2011년 타이틀리스트 인수에 참여하며 476억원을 투자, PEF 투자 비중이 67.4%까지 높아졌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문제는 벤처캐피탈의 PEF 투자가 아직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등 메자닌(mezzanine) 투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일정 수준의 사채이자를 보장받는 데만 만족하는 셈이다. PEF의 본래 속성인 바이아웃(buy-out) 투자와는 거리가 있다.

독립형 PE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이 자금 조달 필요성이 낮은 우량 기업에 찾아가 메자닌 투자를 권유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며 "이는 정책금융공사와 국민연금의 출자 목적과는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자금조달이 시급한 기업들이 외면받고 메자닌 시장만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탈의 입장은 다르다. "메자닌 투자를 통해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쌓은 뒤 바이아웃 투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바이아웃 투자에 나서봤자 실패할 것이 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다. 관건은 벤처캐피탈이 얼마나 빠른 시기에 시장의 인정을 받을만한 딜을 만들어내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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