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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0억 규모 SK에너지 투자 PEF, 성공 요인은 SK그룹·신한PE·스톤브릿지 니즈 들어맞아.. 재계 3위 그룹에 대한 신뢰도 한 몫

정호창 기자공개 2012-11-13 14:35:57

이 기사는 2012년 11월 13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프라빗에쿼티투자자문(이하 신한PE)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이하 스톤브릿지)이 올해 등록된 사모투자펀드(PEF) 중 최대인 8200억 원 규모의 '신한-스톤브릿지 페트로 사모투자전문회사' 설립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제일 먼저 SK그룹의 전략적 결정을 꼽을 수 있다. SK그룹이 계열사 설비투자에 PEF의 참여를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이번 프로젝트 펀드는 설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재계 3위인 이 기업집단에 있어 설비투자비 1조6000억 원을 조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 SK에너지는 전체 투자비 중 PEF에 맡긴 8000억 원 외에 나머지 절반은 자신의 크레딧을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권 대출(Loan)을 통해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용등급이 'AA+'인 SK에너지는 3~4%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투자은행(IB)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반면 SK그룹이 신한-스톤브릿지 PEF와 맺은 투자계약 중 우선매수권 조항에 규정된 금리는 내부수익률(IRR) 기준 5.9%이다. 투자비 전체를 자체 조달할 경우에 비해 금리가 훨씬 높다.

그렇다면 SK그룹이 굳이 PEF와 손을 잡은 이유는 뭘까. 최근 계열사 자율 강화가 핵심인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계를 발표한 SK그룹은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을 위해 자금조달 루트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투자업계의 큰손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길 희망했다. 국민연금은 SK그룹에 대출 형태의 투자를 한 적은 있으나, 지분(Equity) 투자를 한 사례가 없다.

SK그룹은 이번 SK에너지 투자에 PEF를 끌어들이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과 거래관계를 맺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SK그룹은 최근 국민연금과 손잡고 5000억 원 규모의 '코파(Co-Pa)펀드' 결성에도 성공했다. SK증권과 산업은행이 업무집행사원(GP)을 맡는 이 펀드는 최대 1조 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PEF의 업무집행사원(GP) 역할을 나눠 맡기로 한 신한PE와 스톤브릿지도 각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진 역량을 최대로 발휘했다.

신한PE는 앞서 조성한 1·2호 펀드의 성적이 투자한 기업들의 업황 부진 때문에 고전하던 상황이었다. 트랙레코드와 평판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PE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반전을 꾀할 카드가 필요했다.

절박함을 갖고 딜을 물색하던 신한PE가 찾아낸 투자대상이 바로 SK에너지다. 신한PE는 SK그룹과 접촉해 PEF 유치를 통한 투자법을 제시하고 설득해 결국 딜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SK그룹의 니즈를 끌어냄으로써 딜이 성사될 수 있는 토대를 닦은 셈이다.

스톤브릿지는 신한PE의 약점을 보완하고 펀딩 성공을 이끈 숨은 공로자다. 이번 딜은 규모가 큰데다, 신한PE의 과거 투자성적 때문에 펀딩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SK그룹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GP 방식을 제안했고, 스톤브릿지를 추천했다.

스톤브릿지는 창투사 계열의 중소형 PE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트랙레코드와 인지도를 동시에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IMM 출신의 김지훈 대표가 쌓아온 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유한책임사원(LP) 공략에 주력해 펀딩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GP들의 노력과 더불어 LP들의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재계 3위인 SK그룹에 대한 '신뢰'다. LP들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뒤에 SK그룹이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에 대한 안정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에 참여한 LP 관계자는 "매수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SK그룹이 IRR 기준 5.9% 가격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선 일종의 '다운사이드 프로텍션(Downside Protection, 최저수익 보장 방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EF가 투자할 8000억 원을 투자기간 7년, IRR 5.9%로 계산하면 우선매수권 행사에 1조2000억 원 가량이 필요하다. 훗날 SK에너지 인천공장의 사정이 어려워지더라도 SK그룹이 이 정도 금액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계열사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LP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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