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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 '증시 상장' 탓 M&A 몸값 떨어졌다 낮은 주가로 매각가 상향 한계… 시장 평균 밸류에이션 대비 EV 6000억 저평가

정호창 기자공개 2015-11-09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5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된 CJ헬로비전이 증시 '상장기업'이란 신분 때문에 인수합병(M&A) 거래 몸값 산정에서 손해를 봤다. 증시에서 주가가 적정 기업가치(EV)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아온 탓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매각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 결국 국내 M&A 시장의 평균 거래 밸류에이션 보다 낮은 수준으로 몸값이 결정됐다.

CJ헬로비전이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기업 상태를 유지했다면 M&A에 적용된 몸값이 현재보다 6000억 원 이상 높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5일 금융감독원 및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최근 국내 케이블TV 업계 1위 기업인 CJ헬로비전을 SK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이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53.92% 중 30%를 내년 4월 1일까지 5000억 원에 인수한 뒤, 3년 후 잔여지분 23.92%를 5000억 원에 추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협상이 이뤄졌다.

두 그룹의 갑작스런 '빅딜' 결정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CJ그룹이 주력 사업 중 하나를 과감히 접기로 결정한 것과 SK그룹이 그간 인수 검토를 진행해 왔던 수도권 최대 케이블TV 업체 씨앤앰(C&M) 대신 CJ헬로비전은 인수대상으로 선택했다는 점 모두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치 못한 내용이라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들이 다음으로 주목한 점은 CJ헬로비전의 몸값이다. 53.92%에 달하는 경영권 지분의 매각가격이 1조 원으로 결정됐다는 사실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가입자 수가 CJ헬로비전에 크게 뒤지는 C&M 매각가격이 2조 원 중반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거래조건이 꽤 파격적이란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거래에 적용된 밸류에이션을 분석해 보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매우 좋은 조건에 인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분 인수금액인 1조 원을 분할 지급하기에 CJ헬로비전 지분 53.92% 인수가격은 현재가치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9000억 원 수준이 된다고 밝혔다. 3년 후 지급할 5000억 원을 내부수익률(IRR) 8% 기준으로 계산해 현재가치를 4000억 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의 셈법을 적용하면 현재가치 기준 CJ헬로비전 경영권 지분의 주당 매매가는 2만1553원 수준으로 산출된다. CJ헬로비전 주가가 최근 1만 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고, 두 회사가 이번 거래에서 CJ헬로비전의 주당 평가액을 1만 680원으로 산정한 점에 비춰보면 SK텔레콤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시가의 100% 수준으로 책정한 셈이다.

이처럼 CJ헬로비전 매각가격이 시장가격의 두 배 수준으로 결정됐지만, 기업가치(EV)와 현금 창출력을 기준으로 계산한 이번 딜의 거래 밸류에이션은 사실 그다지 높지 않다.

SK텔레콤과의 거래에 적용된 주당 매매가격(2만1553원) 기준 CJ헬로비전의 전체 지분가치는 1조 6692억 원이다. 여기에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 7436억 원을 반영하면 CJ헬로비전의 기업가치(EV)는 2조 4128억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를 CJ헬로비전의 올 예상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3850억 원과 비교하면 에비타 배수(EV/EBITDA)는 약 6.3배로 산출된다.

최근 국내 M&A 시장에서 이뤄지는 인수거래의 평균 밸류에이션이 에비타 배수 8배 수준이며 최근 계속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M&A를 비교적 좋은 조건에 성사시켰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CJ그룹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는 거래라고 볼 여지가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M&A 시장 평균치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은 상장기업인 CJ헬로비전의 주가가 증시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은 연간 4000억 원에 육박하는 현금 창출력을 갖고 있는 기업임에도 10월 말 기준 시가총액이 8442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주가가 낮았다. IPTV의 급성장으로 케이블TV 산업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은 탓이다.

M&A 추진시 비상장기업의 경우 기업의 자산가치나 현금 창출력 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EV)가 산정되지만, 상장기업의 경우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거래가격 결정의 근거가 된다. 실제로 SK그룹과 CJ그룹은 최근 5년간 M&A가 이뤄진 상장기업의 매매가격을 분석해 경영권 프리미엄 규모를 결정했다.

SK텔레콤의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상장기업 M&A에 적용된 경영권 프리미엄 최고치는 129.66%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이를 근거로 경영권 프리미엄 규모를 CJ헬로비전 시장가격의 100%를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 정했다. 이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할 경우 SK텔레콤 경영진에 '배임' 문제 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이 비상장기업이었다고 가정해 M&A 시장 평균 거래 밸류에이션인 에비타 배수 8배를 적용할 경우 CJ헬로비전의 기업가치(EV)는 현재 몸값보다 6000억 원 가량 높은 3조 원 수준으로 산출된다. 이 경우 지분 100% 가치는 2조 3000억 원대로 상향되고 매각 지분 53.92% 가치는 1조 2600억 원으로 계산된다. 현재 책정된 매각가보다 3600억 원 가량 높은 금액이다.

하지만 CJ그룹은 이번 거래 결과에 비교적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M&A 시장 평균 밸류에이션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의 거래로 볼 수 있겠지만, 상장기업이라 M&A에 여러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대한 성과를 냈다고 본다"며 "이번 거래를 통해 SK그룹과 전략적 관계를 형성하게 됐고 유입되는 매각 대금을 활용해 다른 사업에 투자할 경우 더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SK그룹과 당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거래를 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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