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重, 고부가 선종 집중화 전략 '부메랑' 오프쇼어 추가 손실 가능성 농후…드릴쉽 등 공정지연, 신용등급 압박

황철 기자공개 2015-11-18 09:51: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6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에 있어서만은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도 턴어라운드에 실패했다. 3분기 갑작스런 수주 취소로 100억 원의 영업손실을 추가로 입었다.

부실의 뇌관도 곳곳에 깔려 있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해양 프로젝트 중 공정률이 높지 않은 곳이 여럿 있다. 발주처 상황 등으로 선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인도 시점에 원가 관련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드릴십 계약 취소와 같은 극단적 상황의 재연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1년여 만에 두 노치(Notch)나 떨어진 A+ 신용등급도 위태롭기만 하다. 암울한 업황과 저조한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추가 강등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각에서 매각설 등 삼성중공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 해양 프로젝트, 실적 견인차에서 위기 주범 전락

2년 전까지만 해도 역시 '삼성'이라는 말을 들었다. 2009년부터 시작한 조선업 장기 불황으로 경쟁사들이 돈 가뭄에 허덕일 때도 '나홀로' 양호한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고부가 선박의 선별적 수주와 해양플랜트 분야의 선제적 진출 등 차별화 전략이 통했다. 2012년 조선시황의 극심한 변동성을 뚫고 신용등급이 AA-에서 AA0로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그러나 AA 신용등급의 안정성은 1년여 만에 흔들렸다. 2014년 1분기 삼성중공업은 대형 해양프로젝트 두 건(Ichthys CPF, Egina FPSO)에서 5000억 규모의 추가 예정 원가를 반영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1년여 뒤인 2015년 2분기에는 무려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과거 두 건의 손실 프로젝트에서 54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원가가 발생했다. 또 Shell Prelude FLNG, 드릴쉽에서 7000억원, Rig선·운반선에서 2600 억원의 손실을 새로 반영했다.

3분기에도 Pacific Drilling사의 드릴쉽 1척 취소로 946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해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조선업황 부진의 파고를 뚫고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해양 프로젝트 확대 전략이 '화(禍)'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규모 손실 발생 프로젝트의 공정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원가 변동 우려가 높다. 합산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Egina FPSO, Ichthys CPF의 공정률은 약 27%, 69%에 머물어 있다.

이들의 인도 예정 시점은 각각 2017년 3분기, 2016년 6월이다. 하지만 공정 진행이 늦어지고 있어 추가 원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

특히 드릴쉽 용선시장 침체로 건조 중인 선박의 인도 연기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 확대와 손실 가능성이 신용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레이팅 트리거 위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농후

롤러코스터를 탄 신용등급도 반등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은 올해 5월 정기평가에서 AA0에서 AA-로 떨어졌다. 8월에는 A+로 내려 앉았고 '부정적' 전망까지 붙었다.

현재 한기평과 NICE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로 'EBITDA 3% 하회' 등을 제시하고 있다. 두 분기 연속 대규모 손실로 연간 EBITDA가 1.5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지표 산출의 의미조차 희석됐다. EBITDA마진이 -39%에 달하고 있다.

한기평이 제시한 또 하나의 하향 트리거인 '[총차입금+(선수금+초과청구공사-현금성자산)]/총자산 비율 40% 상회'도 이미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상반기 관련 비율은 41%로 신용등급 하향 조건을 넘어섰다. 저조한 EBITDA마진까지 감안하면 곧바로 강등에 나서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다.

한기평은 "일부 드릴쉽 인도 연기에 따른 운전자본투자 부담 증가와 높은 해양 프로젝트 비중에 따른 야드 공정 부담이 존재한다"라며 "삼성중공업의 부정적(Negative) 등급전망을 유지하고 추가 손실 발생, 실적 변동, 재무안정성의 손상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