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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위기는 헤지펀드 투자기회 '특수상황 전략' [헤지펀드 전략] ②펀더멘털 훼손여부 평가 관건...국내시장선 활용도 낮아

최은진 기자/ 정준화 기자공개 2015-12-14 10:35:40

[편집자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설립의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설립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는 무수히 많은 전략을 활용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롱숏 등 일부 전략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전략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에 헤지펀드가 활용하는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실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6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9년 금호타이어는 그룹의 무리한 인수·합병(M&A)에 동원되면서 자금난에 빠졌다. 5만 원대까지 치솟던 주가는 7000원대까지 급락했고, 급기야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같은 기간 환율 급등으로 낭패를 본 기업도 있었다. 반도체 패키지 제조업체인 심텍홀딩스는 환 헤지 금융상품인 키코(KIKO)를 가입한 후 오히려 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결국 관리종목으로까지 지정됐다. 2만 원 선을 바라보던 주가는 1000원 대까지 고꾸라졌다.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금호타이어나 심텍홀딩스에 투자하는 것을 기피하겠지만 A증권사 프랍트레이더들은 과감히 투자를 집행했다. 그룹 리스크, 환율 리스크는 외부요인으로 기업의 본질가치를 훼손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시장 내 탄탄한 브랜드 파워와 영업력을, 심텍홀딩스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효과를 믿었다. 이러한 판단은 적중했고 A증권사는 약 4개월여 만에 두 배 가량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특수상황(special situation) 전략은 이렇게 일시적인 외부 환경 변화나 충격 등으로 기업의 내재가치(펀더멘탈)에 비해 가격이 현저하게 저평가 된 주식(자산)을 발굴해 투자한다. 펀더멘탈에 변화가 없이 일시적 요인에 의해 저평가된 주식은 반드시 제 가치를 찾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 전략이다.

얼핏 가치투자와도 비슷해 보이지만 특수상황 전략은 기업의 본질가치를 훼손하지 않을만한 뉴스로 일시적 충격을 받은 저평가된 주식이 타겟이다. 반면 가치투자는 펀더멘탈이나 사업성 등은 매우 유망하나 아직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기업의 펀더멘탈 평가다. 기업의 내재가치와 가격 적정성을 얼마나 정밀하게 구하느냐에 따라 투자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외부충격이 기업 펀더멘탈을 훼손할 사안인지에 대한 판단도 정확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따른다.

이러한 전략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와 증권사 프랍트레이더들 정도만 활용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시장에서는 컴플라이언스나 내부기준에 따라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보통 금융투자회사의 내부 컴플라이언스에는 워크아웃 등과 같은 대규모 외부충격이 발생한 종목은 포트폴리오에 담지 못하게 한다. 잘 되면 대박이지만 안 되면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이 전략은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펀더멘탈 훼손이 아닌 외부충격에 가격이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언제 적정 가격을 찾을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국내 헤지펀드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데다 단기자금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종목은 기피 대상 1순위다. 반면 글로벌 헤지펀드에서는 운용 상 제약이 많지 않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가치주나 외부충격으로 저평가 된 종목은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종목으로 꼽힌다"며 "언제 가격이 올라올지 모르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헤지펀드와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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