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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위축 우려, 회사채 수요기반 흔들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진단]이동수 대신증권 심사분석부장

민경문 기자/ 김시목 기자공개 2015-11-30 09:47: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7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까지 그나마 '잘 나갔던' 비금융 일반 회사채와 여전채 시장이 하반기 들어 급속히 경색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 펀더멘털 약화가 주된 이유겠지만 시장 전문가 상당수는 'AA급'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의 빅배스(Big bath) 현실화, BNK캐피탈의 렌탈계약 파문, 폭스바겐자동차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이슈 등이 트리거(trigger)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이도 있다. 최근 크레딧물 투자심리 냉각의 이면에는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의 위축 우려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3일 만난 이동수 대신증권 심사분석부장은 "2012년 이후 크레딧 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며 "이는 증권사 ELS/DLS의 설정액 증가와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ELS/DLS 발행잔액은 2011년 말 39.2조에서 2015년 11월 98조를 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단기물 발행 규제 등으로 2012년 말 순발행 규모가 주춤했으나 중위험-중수익 상품 수요와 증권사 자산영업 확대로 2013년 이후 재차 급증했다.

이 부장은 "리먼 사태 이후 거래상대방 위험으로 백투백 헤지 옵션 등이 문제가 되면서 증권사가 직접 ELS 자체 헤지에 나섰다"며 "이 과정에서 또 원금보장을 위해 채권의 편입비중이 증가했고, 채권금리가 하락하다 보니 회사채와 여전채의 편입을 늘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수

최근 수년 간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스프레드가 강하게 축소돼 온 건 증권사를 중심으로 크레딧 매수세가 강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증권사가 회사채 시장의 '큰손'으로 부각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10월 누적 회사채 순매수 비중은 증권사가 82.6%로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8월 중국 주식 급락으로 항셍지수 기초자산 ELS의 녹인(knock-in) 위험이 커지면서 감독당국이 규제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항셍지수 기초자산 ELS의 발행 자제를 권고한 것이다. 이 부장은 "대우조선해양, BNK캐피탈 등 개별기업 이슈가 발단이 되긴 했지만 최근 회사채 투심 위축의 기저에는 ELS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레딧 시황과 관련해 그는 "AA급에서도 마음 편하게 매수할 수 있는 회사채가 많이 사라졌다"라며 "감독당국의 신평사 제재와 더불어 시작된 신평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 역시 크레딧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관찰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장은 "중국 경기둔화로 기업실적 저하가 이어지는 경우 신용등급 하향기조가 계속될 수 있다"라며 "혹시라도 항셍지수가 충격을 받게 되는 경우 ELS와 회사채 시장과의 연결고리로 인해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 이 부장은 "지금이 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와 같은 급박한 상황은 아니기에 정부의 한계기업 구조조정 역시 시장에서 예상 못할 정도의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구조조정 기준 및 조정의 폭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어 회사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의 포워드루킹(forward looking) 제도 도입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채권투자의 특성상 등급조정의 적시성도 중요하지만 등급의 안정성 역시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채권의 투자기간이 길고 거래 유동성은 떨어지는데 최근과 같이 신용등급 변동이 잦으면 회사채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최근처럼 금리, 환율, 유가 등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시장에서 향후 예측치를 반영하여 등급에 반영하는 것은 등급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도입 이전에 수년간 내부 시행을 해보고 전망치가 안정적이라는 확신을 들면 그때 가서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약력
△ 서강대 경영학
△ 하나은행/하나파이낸스 기업심사팀
△ PCA생명보험 자산운용부
△ PCA투신운용 채권운용팀
△ IBK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 대신증권 채권분석팀장/심사분석부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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