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18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현대시멘트가 성우종합건설(이하 성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스(PF) 채무 관련 손실로 자본잠식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만 해도 현대시멘트는 채권단의 출자 전환과 실적 호조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PF 사업장 매각이 이뤄질 때까지 현대시멘트는 성우건설 관련 위험을 떨치지 못할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지난 3분기 개별 기준 자산 4800억 원, 부채 5220억 원으로 420억 원의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1분기 마이너스(-) 1111억 원의 자본으로 다시 자본잠식에 빠졌다. 2014년 말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지 3개월 만이었다. 2분기 자본잠식 규모는 1억 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3분기에 다시 급증했다.


현대시멘트의 자본잠식 정도가 들쭉날쭉한 이유는 자회사 성우건설의 탓이 크다. 성우건설은 2000년 초부터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영종도 하늘도시 등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모회사인 현대시멘트는 성우건설의 PF 차입금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2009년 말 기준 채무보증 총액은 약 8000억 원에 달했다.

성우건설은 파트너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대규모 미분양 사태 등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이는 현대시멘트에도 그대로 전이돼 두 기업은 2010년 동반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2010년 성우건설은 법정관리를 받기 시작했다. 성우건설이 상환 능력을 상실했으니 현대시멘트가 성우건설의 빚을 떠안게 됐다.

현대시멘트는 채권단과 성우건설 PF 사업장 보증채무 금액의 85.1%를 현대시멘트 신주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14.9%는 현금 변제하기로 약속했다. 손실확정금액은 3675억 원, 출자전환 예정금액은 3102억 원이었다. 당시 현대시멘트는 발행예정주식수를 1335만 7361주로 결정하고 분기마다 현대시멘트의 주가변동에 따라 출자전환부채평가손익을 회계상에 반영하고 있다. 출자전환부채평가손익은 순손익에, 순손익은 다시 자본의 증감에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시멘트의 지난 3분기 종가는 1만 9400원이다. 이때 출자전환금액(종가*발행예정주식수)은 2591억 원이다. 2분기 종가와 출자전환금액은 1만 6100원, 2150억 원이다. 회계상으로 출자전환 시 현대시멘트가 채권단에 줘야 하는 주식의 가치가 2분기보다 441억 원 늘어난 셈이다. 현대시멘트를 이를 출자전환부채평가손실로 인식해 3분기 35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는 이와 반대였다. 1분기 종가와 출자전환금액은 2만 3000원, 3072억 원이었다. 2분기 종가가 1분기보다 6900원 하락하면서 출자전환부채평가이익이 922억 원 발생했다. 2분기 현대시멘트의 당기순이익은 1116억 원에 달했다. 결국 발행해야 하는 주식의 수가 정해진 상황에서 전분기 대비 현대시멘트의 주가가 올라갈수록 출자전환금액이 상승, 평가손실 규모가 증가하게 된다.

현대시멘트의 자본 변동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시멘트 관계자는 "출자전환부채평가는 분기마다 이뤄지고 있다"라며 "성우건설의 PF 사업장이 처리될 때까지 이와 같은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시멘트는 워크아웃 종결 후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될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쌍용양회, 동양시멘트와 더불어 국내 시멘트업계 판도를 바꿀 만한 매물이 등장하게 될 것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