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그룹 '금융 섹터' 지배구조 어떻게 바뀌나 삼성생명 정점 출자구조 단순화 8부능선 넘어

문병선 기자공개 2016-01-28 19:09:2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8일 1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37.45%)을 삼성전자로부터 매입하며 삼성카드의 최대주주(71.86%)에 올라서면서 삼성그룹 금융부문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하는 지 관심이다. 이른감이 없지 않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설이 회자될 정도다.

그러나 삼성카드의 지분을 매입한다고 해서 당장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후속 거래가 있어야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하다. 삼성카드 주주현황이 단순화되고 금융계열사들이 삼성생명 아래 집중적으로 모이고 있다는 점이 이번 거래 이후 나타날 주요 변화상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카드 지분거래 전)

삼성그룹은 2013년부터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시작했다. 2013년 삼성전기·물산·중공업 등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6.38%를 삼성생명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삼성카드는 삼성화재 지분 0.63%을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을, 삼성증권은 삼성선물을 완전자회사(100%)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연이어 자사주를 매입했고 어느새 자사주 비율은 8.71%가 됐다.

또 삼성화재는 보유 중인 자사주 일부를 삼성생명에게 매각하기도 했다. 이후 크고작은 거래가 이어졌고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삼성카드 지분을 삼성생명에게 전량 매각하는 거래가 갑작스레 단행됐다.

삼성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카드 지분거래 후)

일련의 거래가 가리키고 있는 공통점은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단순화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을 제외하고 삼성화재와 삼성카드의 지분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및 삼성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추세라면 삼성증권 지분을 더 매입할 지 모른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삼성선물의 최대주주다. 삼성생명 아래 자회사로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이 포진하고 그 아래 손자회사가 포진하는 구조다.

전형적인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단계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삼성생명이 시장 일각에서 분석하듯 당장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지는 않다. 삼성그룹의 영원한 숙제인 '삼성생명→삼성전자' 지분관계 해소가 단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1%)의 시장가치는 12조여원에 달한다. 이 지분 관계가 해소되지 못할 경우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요원하다. 중간금융지주회사체제가 거론되지만 중간금융지주회사체제 역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를 금지한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이 없이는 삼성전자를 경영할 수 없다"고 줄곧 말해왔다.

이번 삼성카드 지배구조 단순화 거래의 다른 의미는 '금산복합체제'라는 삼성그룹의 오명이 다소간 희석될 여지를 준다는 점이다.

삼성카드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동안 삼성그룹내 '금산복합체제'라는 오명을 듣는 계열사 중 한 곳이었다. 1988년 삼성신용카드로 설립됐을 때만해도 주주는 삼성전자 등 제조업 계열사였으나 2004년 증자에 나서면서 삼성생명이 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이후 줄곧 삼성카드의 주요 주주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었다. 삼성그룹이 후진적인 금산복합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비난의 대상 중 한 곳이었고, 이번에 지배구조가 삼성생명으로 일원화되며 이런 오명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꾀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그 전단계 작업을 하나 둘 밟아 나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도 삼성생명 아래로 모이며 4년에 걸친 출자구조 단순화 작업이 8부 능선을 넘게 됐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