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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드러낸 '유진기업-삼표' 자존심 대결 삼표, ㈜동양 이사회서 기존 경영진 지지..레미콘 1위 신경전 격화

박창현 기자공개 2016-04-01 08:26:37

이 기사는 2016년 03월 31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략적 연대는 없었다. 레미콘 1위 자리를 둘러싼 유진그룹과 삼표그룹 간 치열한 경쟁과 견제만 민낯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동양 주주총회는 유진그룹과 기존 경영진 간 경영권 확보 경쟁에 더해 유진그룹과 삼표그룹 간 자존심 대결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유진기업은 지난 30일 열린 ㈜동양 주주총회에서 참패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이사회 정족수를 기존 10명에서 15명으로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진 측은 최종성 유진기업 대표와 오영석 유진기업 경영지원실장, 오주성 유진PE 부대표 등 3인을 ㈜동양 이사회에 참여시켜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우호 세력 모집에 실패하면서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다.

우호 세력으로 여겼던 주요 주주들의 이탈이 뼈아팠다. 대표적인 주주가 바로 삼표다. 유진 측은 경영권 확보 명분으로 내세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대해 삼표가 반대할 이유가 크게 없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삼표는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3% 남짓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권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보유 지분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이익을 내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었다. 실리 측면에서 유진기업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유진그룹과 삼표그룹 오너간 친분 관계도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레미콘업을 수십년 간 함께 영위하면서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동양 주총 전 이미 양 사 간에 상당한 의사 교환이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나온 결과는 180도 달랐다. 삼표는 유진기업의 ㈜동양 경영 참여를 저지하기 위해 ㈜동양에 주주총회 의결권을 위임했다. 이 때문에 유진기업 내부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격한 반응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동양 주총이 삼표와 유진기업의 간 레미콘 업계 1위 자존심 대결과 상호 견제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표 입장에서는 당장 눈 앞의 실리보다는 향후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했을 때의 시장 지배력 변화와 내부 보유 현금 활용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삼표와 유진기업은 올해 들어 레미콘 1위 타이틀을 두고 보이지 않은 신경전을 벌여왔다. 유진기업은 그 동안 레미콘 1위 수식어를 독점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삼표가 집계 방식을 문제 삼으며 실제 업계 1위는 삼표라는 점을 시장에 알리기 시작했다. 유진기업은 지방 사업장까지 모두 포함돼 시장 점유율이 산정된 반면 삼표는 일부 대형 사업장 물량만 통계에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다. 유진기업과 똑같은 방식으로 레미콘 출하량을 산정하면 삼표가 확고한 1위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삼표의 태도 변화는 최고 경영진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그 동안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업계 1, 2위 타이틀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동양시멘트 인수 후 대외 신인도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레미콘 1위 홍보를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표도 ㈜동양 경영권 확보를 검토했지만 동양시멘트 인수로 자금 여력이 부족해 일찌감치 그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권 확보가 불가능함에도 지분을 매입했고, 결과적으로 해당 지분이 유진기업 견제용으로 활용된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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