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6월 13일 09: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현대상선의 채무조정 계획이 모두 구체화됐다. 용선주, 채권단, 사채권자의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현대상선의 개별 부채비율은 적어도 약 140%까지 떨어진다. 현대증권 및 KB금융지주 매각효과도 포함된 수치다.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규모가 늘어나면 부채비율은 추가 하락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주 컨테이너선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상선은 향후 3년 6개월간 내야 하는 용선료 약 2조 5000억 원 중 약 5300억 원을 신주 또는 장기채권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지급될 현대상선 신주 규모는 265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채권 대신 주식을 받는 출자전환 방식과 같다.


용선주의 채무조정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채권단, 사채권자 등 현대상선 채권자의 출자전환 규모가 모두 확정됐다. 채권단은 6800억 원의 채권을 현대상선의 주식으로 받는다. 사채권자는 8043억 원의 사채 중 최소 50% 이상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총 1조 3490억 원에 해당한다.

지난 1분기 개별 기준 현대상선은 총부채 5조 1767억 원, 총자본 975억 원으로 5307%의 부채비율을 보였다. 출자전환으로 1조 3490억 원의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단숨에 265%까지 떨어진다. 현대상선 출자전환은 늦어도 오는 8월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여기에 4280억 원 규모의 자본이 추가유입 될 수 있다. 현대상선은 2조 5252억 원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혔다. 이 중 2조 972억 원은 용선주 등의 출자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증자로 실제 발행규모는 이보다 작아질 전망이다. 나머지 4280억 원은 우리사주조합 및 일반공모를 통해 조달된다. 현대상선이 일반공모에 성공해 4280억 원의 자본이 확충되면 부채비율은 204%로 하락한다.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지분도 매각했다. 현대증권 지분 매각이 대표적이다. 현대상선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현대증권 매각금액은 1조 2303억 원으로 지난 5월 31일 처분이 완료됐다. 현대상선은 KB금융지주 지분도 308억 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현대증권 및 KB금융지주 지분 매각대금이 부채를 갚는 데 사용될 경우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137%로 축소된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수준의 주가라면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비율이 50%보다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보호예수가 없는 상황에서 현대증권 주식을 받아 바로 매각해도 원금회수에 차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개별 부채비율이 40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선박신조 지원프로그램 대상이 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해운사 지원 방책이다. 총 지원 규모는 12억 달러이며, 1차 지원 규모는 선박 네 척을 지을 수 있는 4억 8000만 달러다. 현대상선이 2분기 대규모 손실을 내도 부채비율 400%를 넘길 가능성은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