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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길' 금호석화, 아시아나항공 지분도 판다 12% 주식 전량 처분 추진 '2대주주'서 물러나...박삼구 회장 블록딜 관측

김장환 기자공개 2016-08-12 08:05:47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1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이 오랜 기간 지속돼 온 형제간 분쟁을 마무리 짓고 '각자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대로 한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시작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분쟁의 불씨' 역시 모두 끄겠다는 계획이다. 결론적으로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완전한 '이별'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대로 진행해왔던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고 11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피고소인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제기했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소송과 박삼구 회장 및 기옥 전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을 진행해왔던 CP 부당지원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2건이다. 이외에 재판 절차를 밟고 있던 상표권 소송도 향후 완만히 합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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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우)>

금호석유화학이 소송을 모두 취하한 것은 박찬구 회장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들 형제의 불화는 박찬구 회장이 2009년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박 회장은 검찰에 자신의 혐의를 제보한 것이 형 박 회장 측이라고 봤다. 박 회장은 재판 결과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7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형제간 앙금도 어느 정도 해소가 돼 이번 소 취하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양측의 화해보다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각자 회사의 정상화에 힘쓸 시기란 판단에 따라 이뤄진 행보란 판단도 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소 취하 결정 사실을 알리면서 "글로벌 경제상황과 경쟁 여건의 불확실성, 불안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로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생사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서로의 생사 앞에서 경제 주체간 갈등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금호석유화학의 이번 소송 취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완전한 이별'을 위한 정지 작업으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남은 절차로 형 박삼구 회장이 다스리는 회사와 연결고리를 끊는 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잇는 유일한 연결고리는 바로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2459만 3400주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11일 종가(5720원) 기준 1406억 7425만 원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지분율로는 12.61%로,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30.08% 지분을 확보한 금호산업이다. 채권단 관리 아래 있던 금호산업은 지난해 말 박삼구 회장 품으로 다시 돌아갔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한꺼번에 매각할 경우 이를 제3자가 가져가게 되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배력에 압박이 생길 수도 있다. 69.9%에 달하는 지분이 장중에 풀려 있는 만큼,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12.61%에 달하는 지분을 외부 기업이 한꺼번에 가져가면 경영권을 위협하는 적대적 M&A를 시도할 가능성도 열리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이유로 박삼구 회장 측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약속하고 박찬구 회장이 그 대가로 소송 등 분쟁을 종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박삼구 회장 측 지배회사이자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만을 가지고도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 3월 말 연결기준 양측이 갖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총 5000억 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박찬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박삼구 회장)과 형제간 '각자의 길'을 걷자는 의도에서 소송을 모두 취하한 만큼 분쟁의 불씨를 모두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모두 처분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어느 곳으로 지분을 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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