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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한진해운' 결국 버리는 카드? 한진그룹 "밑빠진 독" 추가 지원 회의적...롱비치터널 등 핵심자산 선제 매입

이호정 기자공개 2016-08-19 15:51:27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7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을 기사회생 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그룹 내부와 채권단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 등 나머지 계열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한진해운 살리기를 포기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 고위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조양호 회장이 하겠지만 대한항공 등 그룹의 다른 계열사 사정을 고려할 때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체돼 있는 한진해운의 상거래채권 규모만 해도 7000억 원 수준이라 그룹 차원에서 1조원을 투입한다 해도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되지 않는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채권단에서는 한진해운이 기사회생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의 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 4월 이슈가 터졌을 당시 계상된 금액이었다"며 "현재 기준으로 보면 경영정상화에 수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추가 지원에 대한 그룹의 분위기가 이처럼 회의적인 가운데, 채권단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진해운이 지금껏 경영정상화를 위해 알짜자산 대부분을 매각해 온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이 없이는 추가로 자금을 수혈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해운은 지난 4월말 4112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후 △상표권(742억 원) △벌크선(140억 원) △에이치라인해운 지분(330억 원) △중국 자회사 지분(210억 원) △런던사옥(322억 원) 등을 매각해 1744억 원을 확보했다. 아울러 6월에도 (주)한진에 아시아 8개 항로에 대한 영업권과 베트남 탄깡까이멥 터미널 지분 매각을 통해 총 851억 원을 수혈 받았다.

게다가 한진해운의 경쟁력 밑천이 돼 왔던 미국 롱비치터미널 역시 (주)한진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롱비치터미널이 유동화 될 경우 한진해운은 1000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 매각까지 유동화에 성공할 경우 총 3600억 원여를 확보, 당초 밝힌 지원액(4112억 원) 마련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한 관계자도 "산업은행 측으로부터 한진해운 자체적으로 4000억 원 이상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고, 사재출현 여부도 결정 난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며 "롱비치터미널까지 유동화 되고 나면 더는 매각할 만한 자산도 없어, 그룹 차원의 추가 지원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한진그룹 차원에서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고 19일 혹은 20일 추가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전후사정을 고려한 압박용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한진그룹이 끝까지 한진해운을 챙기려는 노력을 하겠지만, 대한항공 등 계열사의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결국 버리는 카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 8개 항로 등 알짜자산을 (주)한진에 넘긴 만큼 사실상 한진해운 소멸에 따른 리스크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실시간 모니터링과 상황별 임원회의를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용선료와 선박금융 협상도 늘어지면서 다음달 2일 개최 예정인 사채권자 집회 통과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살리기를 포기하더라도 도의적 차원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이 이뤄지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은 2014년 4월 제수(弟嫂)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에게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대한항공과 계열사로부터 1조 원을 지원받는 등 총 2조 1000억 원에 이르는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조 회장 역시 한진해운의 흑자가 나기 전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정상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황이 지속된 탓에 한진해운의 재무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올 상반기 기준 한진해운의 부채규모는 6조 803억 원, 자본은 5646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076.9%에 달한다. 또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 250억 원, 마이너스(-) 3446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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