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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한미약품, 기업가치 영향 없지만 신뢰 훼손" 호재성 이벤트 주춤...상당수 차익실현

박상희 기자공개 2016-10-06 11:29:3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4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늑장공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미약품에 대해 펀드매니저들은 기업가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면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주가가 추후 더 크게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신뢰도 하락으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기회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63% 급락한 45만400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전 거래일에는 18.06% 급락했다. 신약 기술 수출과 관련한 악재성 정보를 뒤늦게 공시한 뒤 투자자들이 한미약품 급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 제넨텍과 9억1000만 달러 규모의 항암제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공시한 뒤 다음날인 30일 오전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페암신약 HM61713(올무티닙)의 기술 수출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펀드매니저들은 이같은 한미약품의 공시 행태가 시장에서 신뢰도 하락을 부추겼다고 입을 모았다. 한미약품을 5% 이상 들고 있는 펀드의 한 책임운용역은 "한미약품을 좋게 보고 나쁘게 보고를 떠나 늑장공시 논란은 회사의 신뢰도 문제"라면서 "이번 이벤트가 회사 가치 본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의도성 여부를 떠나 늑장공시 자체는 괘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책임투자자(CIO)는 "상당수 기관들은 한미약품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나올 수 있는 호재성 계약 이벤트가 없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가 더 빠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쌓아 온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주가 회복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제약 및 바이오, 헬스케어주 전성기를 이끈 대장주였다. 수 조 원대의 기술 수출 계약 발표가 잇따르면서 주가도 고공행진을 했고, 최고점을 몇 차례나 경신했다. 지난 30일 역시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한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 수출 계약 해지 사실을 공시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호재성 뉴스를 먼저 공시해 주가가 오르던 장중에 뒤늦게 수출 계약 해지라는 악재성 공시를 하는 바람에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펀드 매니저들은 한미약품의 늑장공시 논란이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환기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일방적인 낙관론이 지배하던 제약,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에 합리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한미약품이 수년간 쏟아부은 노력과 비용이 결실을 맺으면서 앞으로는 장밋빛 미래만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라이선스를 획득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부작용 폐해가 알려지거나 계약이 취소되는 등 악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몸소 깨닫게 된 건 이번 한미약품 사태가 남긴 학습효과"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일종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른 펀드매니저는 "제약이나 바이오 업종 등에서 한미약품처럼 '대박'이 난 사례가 없었지 않느냐"며 "한미약품 역시 대형 계약 수출 건을 성사시키고 또 그 계약이 취소되는 등의 사건을 처음 겪다보니 늑장공시라는 실수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바이오 및 헬스케어펀드가 지난 2~3년 동안 벌어놓은 것을 올해 들어 다 까먹고 있는데, 한미약품 늑장공시 사태가 다른 종목들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면서 "제약 바이오 업종을 무조건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싸진 종목을 찾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보유 펀드

한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기준 한미약품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펀드는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등 ETF로 나타났다. 펀드 내 비중이 각각 21.54%, 12.16%에 달했다.

그밖에 바이오헬스케어펀드인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F', '동부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 등의 펀드 내 비중은 각각 7.22%, 4.92%로 나타났다. 'KTB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C'의 비중도 6.14%로 높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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