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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폐암약 기사회생, 중국에 달렸다 전세계 올무티닙 환자 절반 이상 몰려, 임상 비용 리스크 부담

이석준 기자공개 2016-10-14 08:18:5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2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 폐암약 올무티닙(국내 상품명 올리타)의 운명이 중국 시장 진출에 달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올무티닙 처방 환자의 50% 정도가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설령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포기하더라도 시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올무티닙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 보유사 베링거인겔하임이 돌연 개발 중단 선언을 하면서 신약 가치가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부작용 문제도 거론됐지만 유일한 경쟁약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약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도 허가 취소가 아닌 제한적 처방을 권고했고 한미약품도 베링거인겔하임 개발 중단 배경을 타그리소와 비교하면 약간 밀린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익성(benefit)과 위험성(risk)이 타그리소가 각각 9대 1이라면 올무티닙은 8대 2라는 뜻이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을 찾아야한다. 올무티닙 처방 대상 환자의 절반가량이 있는 중국 진출이 답이 될 수 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의약품 시장은 이미 경쟁약 타그리소가 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을 노리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다. 아직 타그리소도 중국 허가 신청 상태에 있는 만큼 속도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일단 중국 시장 진출 전제 조건은 한국 시장 생존이다. 한미약품이 임상 비용 및 결과 불활실성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올무티닙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조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약처의 제한 처방이 내려졌지만 데이터를 조금이라고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올무티닙은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 처방이 가능해졌다.

올무티닙
<베링거인겔하임이 글로벌 임상을 포기한 한미약품 폐암약 올무티닙>

다음은 중국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중국 제약사 자이랩이 올무티닙 관련 중국 내 독점 권리를 갖는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허가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때문에 현지 제약사인 자이랩과의 제휴는 필수적이다.

시장성도 있다. 비록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은 사실상 놓쳤지만 중국은 올무티닙 처방 적응증 전 세계 환자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에는 60%가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올무티닙이 타깃으로 하고 있는 EGFR 돌연변이는 서구 10~15%, 아시아 40%로 더 높게 발생한다. 올무티닙은 EGFR돌연변이에 쓰이는 TKI 제제 치료 후 60% 가량에서 발생하는 T790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이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도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상반응 논란이나 베링거인겔하임 계약 포기 이후 자이랩 쪽에서 특별히 통보받은 것은 없다"며 "개발 과정에서 생긴 여러 사항을 자이랩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무티닙이 타그리소에 비해 중국에서 허가를 빨리 받거나 약값을 낮게 받는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며 "폐암약은 고가이기 때문에 가격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지적했다.

임상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지는 관건이다. 한미약품은 내수 영업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약품 R&D에 들어가는 돈을 올무티닙에 만 집중할 수는 없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한미약품이 리스크를 안고 중국 등 글로벌 독자 임상을 진행해 올무티닙을 살릴지는 미지수다.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올무티닙 관련 독자 임상 2상 및 3상 진행은 환자를 위해서는 맞지만 회사 경영상의 관점에서 보면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무티닙은 지난 4일 식약처에서 위험성보다 유익성이 크다고 판정받았다.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대상군이 말기 폐암 환자였고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다는 점이 감안됐다. 또 부작용 발생률이 0.4%(731명 중 3명)로 낮았다는 점이 반영됐다.

김열홍 고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모든 치료제 특히 항암제 개발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중증이상반응이 나타나는 일이 빈번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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