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 행복 시작…코스메틱 제국 창립기 ①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대표 인터뷰
신민규 기자공개 2016-11-04 08:50:4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2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F 한파가 깊어지던 시절, 조임래 대표(64, 사진)는 용하다는 스님 한 분을 찾았다. 부인 성화에 못 이겨 갔지만 일이 어지간히 안 풀리기도 했다. 당시 다니던 회사의 연구소장 겸 공장장으로 재직하던 때였다. 한때 잘 나갔지만 모기업이 부도가 나면서 길이 막막해졌다.스님은 본인 이름의 회사를 따로 차리는 게 낫겠다고 일렀다. 그러고는 '대휴(大休)'라는 호를 지어줬다. 쉴 휴(休) 자 이지만 '아름답다, 훌륭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스님은 힘든 시기를 지나면 70세부터는 손이 아파올 것이라고 말했다. 돈 세느라 손가락이 저릴 것이라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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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이 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당시 조 대표는 돈을 떠나 일 자체에 회의를 느꼈다. 지치고 고달팠다. 공장을 잃은 것만 이번이 두번째였다. 한번은 회사가 화장품 사업을 접고 매각하는 바람에 그만뒀다. 이번엔 모기업이 부도가 나면서 잘나가던 회사 자산이 경매에 넘어가게 됐다.
돈을 떠나 그만두고 싶었다. 경매 절차가 끝나면 다신 누구 밑에서 일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오라는 제의는 많았다. 화장품이 사치품으로 취급받던 1978년 연구원 경험부터 두번의 공장장, 한국콜마의 초대연구소장 이력은 탐이 날만 했다. 조 대표 한명이면 화장품 기업을 쉽사리 차리고도 남았다.
하지만 그냥 떠나기엔 아무래도 마음이 걸렸다. 당시 공장 직원들은 생산직까지 모두 본인 손으로 뽑은 인물들이었다. 하루아침에 백수가 된 직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게다가 회사 경매는 유찰을 반복했다. 4차까지 유찰됐다. 경매 자금으로 직원들의 밀린 월급과 상여금, 퇴직금을 지급해 마음의 빚을 덜어볼 요량이었는데 그마저 쉽지 않았다.
조 대표는 결정을 해야했다. 스님 말씀이 맞는가 싶기도 했다. 결국 부도난 회사의 자산을 인수하고 자기 이름의 회사인 코스메카코리아를 설립했다. 1999년의 일이었다. 화장품 제조업 허가번호상 142번째 기업이었다.
대휴(大休) 조임래 대표는 지금도 코스메카코리아를 '직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만든 회사', '돈보다 명예회복을 위해 만든 회사'라고 설명한다. 이번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해외 기관 투자설명회에선 "언제가 됐든 코스메카코리아를 세계 최고의 OEM·ODM기업으로 올려놓기 전에는 죽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달 28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5만4000원으로 청약 당시 3조 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달 2일 기준 6만3000원 내외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3375억 원이다. 최근 중국 유커 규제로 인한 국내 화장품주 타격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2편에서 계속)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대표 약력
△1953년생, 전남 순천 출생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졸업
△(주)피어리스 기초연구실장(1978~)
△(주)오현두루라 실장(1990~)
△(주)한국콜마 초대 연구소장(1992~)
△태웅화장품(주) 공장장(1993~)
△(주)코스메카코리아 법인 설립(1999~)
△(주)코스메카코리아 대표이사 회장(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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