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파라다이스, '화려한 백조'에서 '미운 오리'로 [Deal Story]수요예측 당일 철회, 투자가 '당혹'…시장불신·평판하락 향후 조달 악영향

김시목 기자공개 2016-11-23 09:44:31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가 회사채 수요예측 당일(22일)에 조달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 데 대해 기관투자가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AA급 '뉴 이슈어'의 등장에 높은 기대감을 보이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일방적인 철회 소식에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 참가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발행사는 금리 변동성 확대를 철회 배경으로 꼽고 추후 재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회사채를 사려는 투자수요가 많지 않았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결국 태핑(Tapping) 과정에서 수요부재를 확인했다는 점.

그러나 돌연한 발행 포기의 후폭풍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당일에 철회신고를 한 경우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평판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향후 회사채 조달에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과의 소통이 전혀 없는 일방적 결정이라는 점 또한 레퓨테이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이달 말 예정된 1000억 원(3년물) 가량의 공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전날(21일) 주관사단과 논의 끝에 조달 계획을 접기로 결정했다. 철회 공시를 제출한 오늘은 공교롭게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파라다이스가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지난 10월. 발행사 감소와 딜 기근에 시달리던 IB 업계는 '뉴 이슈어'의 등장에 기대감이 컸다. 우량한 실적,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점도 매력을 배가했다. 대형 IB들이 주관 자격을 위해 줄을 섰다.

하지만 파라다이스는 수요예측을 앞두고 발행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지난주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발행 물량과 트랜치를 조정하는 등 시장 눈높이에 맞는 공모구조로 조정하는가 싶었지만 나흘 만에 조달 자체를 철회한 것. 투자를 준비하던 기관들 입장에선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파라다이스는 이날(22일) 제출한 철회 신고서에서 "대내외적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해 발행 시점을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채권금리가 급등한 만큼 조달비용 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업계에서는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한 철회 결정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사전 수요조사(태핑) 과정에서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점이 사실상의 철회 배경으로 꼽힌다. 주관사 입장에서도 미매각이 날 경우 최근 채권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손실 부담이 상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더 큰 문제는 신뢰도 저하. 파라다이스는 자본시장 내 평판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상당히 이례적이면서 돌발적인 행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관 수요가 없었다는 점만 재확인했을 뿐이란 평가와 동시에 레퓨테이션 리스크 확대로 향후 조달 측면에서도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시장 관계자는 "파라다이스가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등 시장에 친숙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도 수요예측 당일에 조달 계획을 접는 것은 시장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내년에 시장 상황이 괜찮아지면 다시 나오겠다는 생각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딜의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맡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