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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프라 공약..부의 편중 심화 가능성" [크레딧 애널의 수다]①"미국 대선 후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공약 이행 방향 변수"

김병윤 기자/ 김진희 기자공개 2016-11-24 08:23:28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11월 메가톤급 이슈들이 쏟아졌다. 유독 정치와 결부된 초대형 이벤트들이 많았다. 대한민국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부터 미국 대선 결과까지, 국내를 넘어 지구촌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수다에 참여한 세 명의 베테랑급 크레딧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일련의 사태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개인의 충격만큼이나 국내 자본시장의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고 평가했다. 예측을 벗어난 사건들인 만큼 현 상황의 전개 역시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참여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와 이명박 전 대통령 공약의 유사성을 언급하며, 자칫 부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트럼프의 공약이 확인되기까지 금융시장에 짙게 배인 불안감은 쉽사리 걷히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사회 : 미국 대선 얘기를 먼저 해보고 싶다. 대부분의 예상을 엇나간 결과다.

A : 트럼프를 보자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생각한다. 트럼프가 인프라를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역시 건설회사 사장 출신답게 인프라를 굉장히 강조했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강조하며, 10년 동안 1조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부자가 돈을 쓰면 가난한 사람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내놨다가 여론에 반발에 부딪히자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B : 트럼프가 인프라 자본을 민간에게 넘기겠다고 한 점이 심히 걱정된다. 공항·철도 등 인프라는 의식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만큼 공공재적 성격을 띤다. 산출력은 높이되 이익률은 낮추는 성격이다. 하지만 이걸 민간으로 넘기게 되면, 그 공공재적 성격에서 크게 벗어날 것이다.

사회 : 인프라가 민간으로 이전되는 것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B : 민간 자본의 속성은 마진을 높이는 것이다. 인프라 사업을 확대할수록 부의 편중이 심해질 우려가 있다.

C : MB 정권 때도 비슷하지 않았나. 지하철 9호선과 맥쿼리가 대표적이다.
(※2012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은 이병박 전 대통령과 맥쿼리가 투자한 민자회사 12곳의 이사 등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실련은 서울시 업체가 애초 제안한 기본금 700원에서 300원 올려주고, 15년 동안 예상운임수입의 70~90%를 보장하는 MRG 규정을 도입해 막대한 손해가 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2009년 7월 지하철 9호선 개통 후 4년 동안 MRG 규정에 따라, 서울시가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지원금은 1267억 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 : 트럼프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노벨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역시 트럼프의 인프라 공약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폴 크루그먼은 트럼프가 당선된 날을 '끔찍한 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폴 크루그먼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5500억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계획은 트럼프와 그의 친구들을 부유하게 만드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 크루그먼은 트럼프의 정권 인수팀에 다수의 로비스트들과 그의 가족들이 포함된 부분도 지적했다.)

B : 앞서 인프라는 공공재 성격이라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MB 정권과 트럼프의 공약은 합리성을 갖기 어렵다. MB 정권은 그 결과가 틀렸음을 증명했다.

사회 : 트럼프 당선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이 궁금하다.

A : 정말 알 수 없다. 트럼프의 공약이 얼마나 이행되는지가 중요하다. 또 해외에 퍼져있는 기업의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때 국가 간의 관계도 주요 이슈다. 환율 문제 역시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B : 일례로 멕시코에 특별 관세가 부과될 경우,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기아자동차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특별관세를 부과하거나 다른 무역장벽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에 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C :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우리나라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도 환율조작국 범주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중시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B : 공약의 이행은 2017년 2~3월 중 나올 것이라 본다. 늦어질수록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불리하고 강도가 세질 것이다.

C: 우리나라가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줄었다? 결코 아니다. 이제는 중국을 거쳐 결국 미국으로 가는 거다. 과정이 하나 늘었을 뿐이다. 미국 정책의 영향력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A : 트럼프 당선 후 금리와 환율의 오름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같은 방향이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 유가까지 급등하고 있다.

B : 부정적 영향은 올 것이다. 문제는 그 충격의 크기다. 그 측면에서 정부의 정책이 아쉽다. 정부의 실책 중 하나가 지대추구를 통해서 이윤을 추구한 점이다. 때문에 충격과 그에 따른 여파가 더 클 수 있다. 완충력이 크게 떨어졌다.

C : 트럼프 자서전을 읽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말을 내뱉을 때, 그 당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발언을 한다. 때문에 대선 과정에서의 공약과 실제 정책이 차이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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