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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계열사 비중 20%...추천펀드 영향력 미미"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키움·삼성·동양운용 등 판매 비중 높아

박상희 기자공개 2016-12-05 09:45:00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1일 0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2개의 계열자산운용사를 갖고 있다. 두 계열 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은 20% 미만으로 낮은 편이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한국투자삼성그룹주·한국밸류10년투자증권1호펀드 등 한국증권이 애정을 갖고 장기간 판매한 계열사 펀드는 소수에 그친다.

비계열 운용사 가운데서는 키움·삼성·동양자산운용 등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세 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은 계열 운용사 판매 비중과 맞먹은 20% 가량이다. 한국증권과 거래하는 자산운용사 개수는 80개로, 피데스·타이거·유리치 등 신생 소형 운용사와도 다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

◇ 한국투신·한국밸류 판매 비중 20% 그쳐.."역차별 받는다" 볼멘소리도

1일 금융투자협회 통계 공시에 따르면 한국증권의 최근 기준(9월 30일) 공모펀드 판매설정잔액은 9조 5536억 원으로, 10조 원에 육박한다. 삼성증권(10조 463억 원), 미래에셋증권(9조 7420억 원) 등과 함께 증권사 펀드 판매사 '빅3'로 분류된다.

세 증권사 모두 계열 운용사가 있는 판매사다. 한국증권은 계열 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한국투신운용과 한국밸류운용의 판매 비중을 합쳐봐야 19.16%다. 한국투신운용 비중이 15%, 한국밸류운용이 3%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국증권, 판매 설정액
*출처: 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 펀드 담당자는 "한국투신운용과 한국밸류운용은 한국증권과 거래를 하는 수 많은 운용사 중의 한 곳에 불과하다"면서 "철저하게 성과 위주로 펀드를 라인업하고, 추천펀드 선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계열사라고 해서 받는 특혜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한국투신운용이나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들이 한국증권 계열 운용사이기 때문에 한국증권으로부터 역차별을 받는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대형 증권사인 한국증권이 계열 판매사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데, 정작 한국증권에서 우리 펀드를 열심히 팔아주는 것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에서 오히려 우리 펀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우스가 아닌 개별 펀드로 접근하면 한국증권이 유독 사랑한 계열사 펀드는 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한국투자삼성그룹주·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펀드 등 계열 운용사 대표펀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주식)'의 경우 대표클래스 기준 한국증권의 판매 점유율은 26% 수준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의 경우 대표클래스 기준 판매 점유율이 40%를 웃돈다.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처음에 상품을 출시했을 때 3년 환매 제한을 뒀기 때문에 다른 판매사였다면 쉽사리 판매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텐데, 한국증권에서 열심히 팔아줘서 큰 힘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거래 운용사 80여 개...추천펀드 영향력 약해"

한국증권이 거래하는 운용사는 80여 개로, 40~50개 안팎의 커버리지를 형성하고 있는 은행보다 훨씬 많다. 개별 운용사 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신운용 비중이 가장 높고, 키움·삼성·동양·KB·한화·흥국자산운용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키움·삼성·동양·KB자산운용 등은 한국증권이 거래하는 운용사 가운데 판매 비중이 각각 5%를 넘는다.

이들 운용사 입장에서도 한국증권은 핵심 판매사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경우 우리은행(24.33%), 키움증권(18.14%)에 이어 한국증권(17.95%)이 주력 판매사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계열사인 삼성증권(22.63%)에 이어 한국증권 비중(15.02%)이 두번째로 높다. 동양자산운용은 한 때 계열사였던 동양증권을 제치고, 한국증권이 제1의 판매사(판매비중 23.58%)로 자리매김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키움과 동양의 경우 채권형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고, 삼성운용의 경우 중국펀드 판매 비중이 높다.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H[주식]'의 한국증권의 판매 비중은 대표 클래스 기준 50%에 육박한다.

이밖에도 한국증권은 중소형 운용사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편이다. 베어링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에도 한국증권은 가장 중요한 판매처다. 피데스·타이거 등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운용사로 전환한 신생 운용사에도 문호를 폭넓게 개방하고 있다.

한국증권의 한 PB는 "한국증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의 하나가 포트폴리오(자산배분)인데, 이를 위해서는 새롭고 다양한 거래처를 계속해서 발굴해야 한다"면서 "본사는 물론이고 PB센터에서도 신생 운용사나 자문사를 발굴하는 데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증권 펀드 판매 시스템 특징 중의 하나는 추천펀드 영향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본사에서 중점 펀드를 정하면 일선지점에서 일사분란하게 판매되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이런 경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심화됐다고 한다.

한국증권 펀드 담당자는 "PB를 비롯한 영업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할 때 중점펀드 판매량 등을 감안하긴 하지만 전체 점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면서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특정 펀드로의 쏠림 등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한국증권 소속의 PB 역시 "추천펀드 목록이 나오긴하지만 PB단에서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회사에서도 개별 PB의 재량권을 존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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