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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간 합종연횡 불가피…한-미 컨소시엄 탄생하나 [SK의 도시바 인수 도전] ③WD·마이크론, 日 지지 불구 자금력 열세… 하이닉스와 공조 무게

정호창 기자공개 2017-03-14 18:35:16

[편집자주]

일본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반도체사업부 매각을 결정해 메모리반도체 업계와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매각 결과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돼 반도체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국내 기업 중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과 전략, 변수 등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0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 가격이 최소 1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인수를 검토 중인 후보들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천문학적 자금을 홀로 감당할 수 있는 후보가 거의 없는데다 인수 후 재무 부담 등 리스크를 감안하면 독자 인수보다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후보와 손을 잡고 공동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및 전자업계에선 이번 인수전의 경쟁 구도가 미국 기업 연합과 중화권 기업 컨소시엄이 대결하는 2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도시바의 뒤를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위 자리에 올라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D램 시장 3위인 마이크론이 힘을 합치고, 대만이 자랑하는 글로벌 IT기업 홍하이와 TSMC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판 승부를 펼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유력 인수후보인 SK하이닉스는 양 진영에 모두 가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최종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측이 비슷한 인수 조건을 제시할 경우 WD·마이크론 진영의 입찰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가 이들과의 연대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WD·마이크론, 자금력 열세로 하이닉스 조력 필요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경영권 매각으로 선회하기 전 소수지분 투자자 유치에 나섰을 때 관련 업계에서 1순위 후보로 꼽은 곳은 웨스턴디지털(WD)이었다. WD가 거느리고 있는 샌디스크가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이미 도시바와 굳건한 합작 관계를 맺고 있는데다, 일본 정부와 전자업계에 미국 기업을 선호하는 정서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진성 매각을 선언한 후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가 '애플 등 미국 기업에 팔고 싶다'는 의중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동일한 거래조건이라면 기술 유출에 대한 반발심이 큰 중국이나 한국 기업보단 미국 기업에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M&A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유리한 배경을 깔고 있으나, 문제는 미국 기업들의 자금력이 경쟁후보들에 비해 턱없이 열세에 있다는 점이다.

IB업계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 3위인 웨스턴디지털은 2016 회계연도 기준 10조 원 수준의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 대비 순차입금비율도 77%에 달해 인수자금 외부 차입에 뚜렷한 한계가 있다.

D램 시장 3위이자, 낸드플래시 업계 4위인 마이크론도 웨스턴디지털보단 나은 편이나 재무 건전성이 높지 않다. 2016회계연도 기준 6조 원 가량의 순차입금을 갖고 있으며, 순차입금비율은 40%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자력으론 도시바 반도체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하기 어려운 재무구조를 보유한 셈이다.

이 때문에 WD와 마이크론 모두 다른 후보와의 연대를 통해 부족한 재무 여력을 보강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유력한 공조 대상으로 SK하이닉스를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가 이들보다 월등한 재무 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전에 10조 원 정도의 자금은 큰 무리없이 투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WD나 마이크론 중 한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두 곳 모두와 손잡고 공동 인수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 중 한 기업만을 컨소시엄 파트너로 선택할 경우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모두에서 경쟁하고 있는 마이크론 보다는 WD를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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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아킬레스건', 中 정부 훼방·보복 가능성

이 같은 한·미 기업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서 인수전을 시작한다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약점 역시 적지않게 보유하고 있어 SK하이닉스의 고심을 키우고 있다.

가장 큰 약점은 거래종결 리스크다. 인수전에 승리한 뒤 각국의 기업결합 및 반독점 심사를 거치는 단계에서 중국 정부의 견제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긴장관계를 풀지 않고 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우리나라와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가 강행된 이후에는 노골적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SK하이닉스와 WD 등이 손잡은 컨소시엄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자로 선정될 경우 중국 기업결합 승인을 내주지 않거나 최대한 지연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M&A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보복이 현실화 될 경우 거래 종결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 자금조달이 시급한 도시바에 큰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시바 반도체는 물론이고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장 낸드플래시 판매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WD, 마이크론이 모두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기에 컨소시엄 구성 단계는 물론이고 도시바 반도체 인수 후에도 경영 주도권 등을 놓고 헤게모니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약점으로 분류된다.

세 업체가 모두 자사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고수할 경우 인수 추진단계에서부터 컨소시엄이 삐걱될 수 있고,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도 갈등이 불거져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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