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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어디로]'민간위원회' 속살, 산은 '정실' 인사?선임위원·채권단 인연 눈길, 독립적 의사결정 한계 지적

김장환 기자공개 2017-05-08 10:30:13

이 기사는 2017년 05월 07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를 꾸리고 경영 전반을 보다 객관적이고 촘촘하게 관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오랜 기간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거느렸지만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해 수조 원대 '혈세' 투입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작 위원으로 선임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과연 객관적인 잣대를 가진 '민간 중심'의 관리위원회가 될 지 의문이 든다. 정부 측 인사이거나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구, 또는 인물이 대거 포함된 탓이다. 채권단의 뜻대로 움직이는 관리위원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과 동시에 이들에 대한 비용만 낭비하는 상황을 낳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 협의체 형태의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를 출범한다고 7일 밝혔다. 채권단의 경영 관리 체계를 총괄하며 경영 실적 점검 및 평가, 개선방안 제시, 경영진 추천 및 교체 권고, 인수·합병(M&A) 추진 등 경영 사정 전반을 해당 위원회가 맡게 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관리위원회를 실효성 있는 기구로 만들기 위해 채권단 측 인력으로 구성된 '지원단'을 구성하고 위원회 지원 역할을 수행토록 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12명을 이곳에 파견키로 했고, 수출입은행도 비슷한 인력수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대우조선해양에 상주하며 경영 전반을 관리해왔던 '경영관리단'도 위원회를 '서포트'하는 역할로 격하시키기로 했다.

채권단이 민간 중심의 관리위원회에 대우조선해양 전권을 맡기기로 한 것은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못해 대규모 정부 자금을 축내는 회사로 전락했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처사로 해석된다. 향후 지원될 추가 자금까지 합하면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투입된 혈세는 총 7조 원을 넘어선다. 이 같은 국고 손실은 2000년부터 최대주주를 맡아 수십 년간 경영 전반을 이끈 산업은행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대우조선해양 경영에서 '손'을 차츰 떼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관리위원회가 채권단의 의중과 완전히 동떨어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특히 관리위원회에 위촉된 민간 위원들이 소속된 곳이나 개인적인 이력을 볼 때 대우조선해양 경영에서 채권단과 전혀 다른 객관적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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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는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조선업, 금융, 구조조정, 법무, 회계, 경영 등 각기 분야별로 전문가를 찾아 위원으로 선임했다. 정작 이들 대다수가 정부 측 인사이거나 채권단이 지분을 들고 있는 회사의 경영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업 전문가로는 홍성인 산업통상자원부 조선해양 기술표준 심의위원과 김용환 서울대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금융 부문은 최익종 코리아신탁 대표이사, 구조조정은 이성규 연합자산관리(유암코) 대표이사가 맡는다. 법무는 오양호 태평양 대표변호사, 회계는 신경섭 삼정KPMG 어드바이저리 총괄대표가 맡았다. 경영 부문 위원은 김유식 전 STX팬오션 대표이사(관리인), 전병인 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선임됐다.

위원으로 참여한 인사들이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 중 두 곳은 채권단이 주요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대표적으로 유암코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대우조선해양 주요 채권기관이 출자자로 참여한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다. 코리아신탁은 IBK저축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등이 9%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이들 기업의 대표를 맡은 위원들은 결국 '민간'이라기보다 '채권단 측' 인사다.

경영 부문을 맡은 김 전 STX팬오션 대표이사 역시 전형적인 산업은행 측 인물로 평가된다. 2013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STX팬오션은 당시 법원에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유천일 STX팬오션 사장을 관리인 후보로 신청했지만 채권단의 강한 반발로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은 관리인으로 김 전 대표이사를 추천해 이를 관철시켰다. 김 전 대표는 산업은행의 철저한 관리 하에 STX팬오션을 경영했고 매각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6월부터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회계와 법무 부문에 선임된 위원들이 대표를 맡고 있는 삼정KPMG와 태평양은 대우조선해양 실사와 법률자문을 주도한 곳들이다. 이곳에 관련 일감을 준 곳도 바로 산업은행이다. 채권단은 이들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이 대우조선해양 현 실태를 그만큼 가장 잘 아는 곳이라고 판단하고 이들 회사 대표이사에게 위원 자리를 맡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산업은행과 관계를 볼 때 객관적이고 동떨어진 경영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는 철저하게 채권단 측 인사로 구성된 기구로 볼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볼 때 관리위원회에 확고한 관리·감독 기능을 부여하지 않는 이상 허울뿐인 기구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경영현안과 자구노력 이행 실적 등 정기 보고를 의무화해 관리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고, 또 현장감을 갖춘 실질적인 심의·의결 협의체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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