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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벤처캐피탈에 대한 편견 [thebell note]

권일운 기자공개 2017-06-29 07:44: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7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금 1억 원 들고 150억 원짜리 펀드를 만들겠다는건 운용사는 리스크를 떠안지 않겠다는 얘기네요."

최근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의 초기기업 펀드 출자사업 심사위원이 유한책임회사(LLC) 형 벤처캐피탈이 내놓은 제안서를 보고 한 말이다. 손실이 발생했을 때 설립 자본금 규제가 없는 LCC형 벤처캐피탈에게는 원금을 보전받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이 심사위원의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다. 최소 50억 원 이상의 자본금을 갖춘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에 비해 LLC가 조성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를 동반하는 일이다. 해당 심사위원의 우려가 반영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태펀드 위탁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서울산업진흥원 출자 사업에서 LLC는 모두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1억 원 남짓한 종잣돈으로 많게는 수백억 원 규모의 펀드를 모집하겠다는 사람들이 봉이 김선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펀드 약정액 대비 일정 비율을 업무집행조합원(GP) 자격으로 출자토록 하는 이른바 'GP 커밋'을 미래에 벌어들일 관리보수를 담보로 빌려 납입한다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납입 자본금이라는 계량 요인이 얼마나 책임감있게 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던 시절은 지났다.파트너 개개인이 사재를 털어(심지어는 빚을 내) 설립하는 LLC형 벤처캐피탈의 특성상 오히려 더 절박하게 자금을 운용할 것이라는 인식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LLC 형 벤처캐피탈 가운데서도 수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괜찮은 수익을 내며 롱런하는 곳이 많다.

LLC 제도는 실력 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벤처투자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그들을 통해 시장 활성화와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꾀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범했다.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능력을 사장시키지 않기 위해 오히려 정책적 차원에서 LLC 설립을 장려하고 있는 마당이다.

조만간 모태펀드를 통해 풀리게 될 1조 원이 넘는 일자리 창출 예산 가운데 일정 부분은 LLC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LLC들은 펀드를 무사히 결성하기 위해 민간 또는 또다른 공공 자금을 모집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또다시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한다. LCC를 별도의 잣대로 평가해달라고 하는 것은 역차별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다만 LLC 구성원들의 실력과 그들의 진정성에 대한 평가는 공평하게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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