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03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주관사 입장에서 심사 미승인·철회 이력은 상당히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주관사 제안서에도 적게 돼 있으니 스스로 남긴 기록이 향후 영업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공모실적을 떠나 IPO 부문 '워스트 어워즈'를 수상한 것과 같다.지난해를 돌아보면 키움증권은 이 상을 피해가기 힘든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다른 증권사들도 심사 퇴짜 이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키움증권은 매년 데미지가 누적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사례가 잦아지는 게 문제라는 얘기다.
지난해 총 3개의 키움증권 주관 기업이 한국거래소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에이피티씨는 미승인 통보를 받았고 나노씨엠에스는 심사 도중 철회했다. 막판에 올린 제너럴바이오는 한 달여만에 미승인으로 돌아왔다. 2016년에도 싸이토젠, 전진바이오팜, 티앤알바이오팹의 코스닥 입성이 좌절됐다. 2015년에는 애니젠과 하나로해운이 미승인된 바 있다.
심사 퇴짜 기록은 주관사 평판과 직결된다. 사유가 어찌됐든 발행사 입장에선 주관 계약을 철회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주관사의 실수로 빚어진 결과라면 더욱 치명적이다. 키움증권은 힘들게 딜을 따서 곤욕을 치른 사례가 적지 않다.
시장에선 거래소의 심사 미승인 통보가 계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키움증권이 거래소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래소는 발행사에 결격사유가 있을 경우 주관사에 자진철회를 유도한다. 최종적으로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는 것은 발행사와 주관사가 끝까지 심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연히 거래소와도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해 계획을 세우는 시점에서 키움증권은 딜 한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완주를 못하는데 공모 실적이 쌓일 수가 없다. 단순히 딜을 많이 청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주력해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전략 역시 원점에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내부적으로 조직을 재정비하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IPO 부서를 두 개 팀으로 나눠 영업력을 강화하고 책임도 명확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쪼그라든 공모실적을 키워 업계 평판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키움증권은 2013년만 해도 한국거래소가 선정하는 우수 증권사에 포함된 바 있다. 2018년에는 좋은 이미지를 회복해 순위권으로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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