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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출신 구창근, CJ푸드빌 '구원투수' 등판 [CJ를 움직이는 사람들⑦]투썸 플레이스 물적분할로 유동성 해결..첫 CEO 경영능력 '시험대'

박상희 기자공개 2018-02-13 08:11:56

[편집자주]

CJ에는 '2인자'로 불리거나 이재현 회장의 '오른팔'로 일컬어지는 특정 인물이 없다. 2007년 일찍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비선 라인'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장 경영 복귀 이후 '그레이트 CJ'와 '월드 베스트 CJ'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 대형 M&A 등이 속도를 내고 있다. CJ의 비전을 실현 가능한 목표로 구체화하고 전략을 실행하는 컨트롤타워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8일 09: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창근 CJ푸드빌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10년 이상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다 CJ그룹에 입사한 지 8년 만에 계열사(CJ푸드빌) 대표 자리에 올랐다. 1973년 생인 구 대표는 최연소 대표이사 자리를 꿰차며 그룹의 차세대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 대표는 CJ푸드빌의 알짜 사업부문인 '투썸플레이스'의 물적분할이라는 솔루션 카드를 집어들었다. 해외사업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CJ푸드빌의 구원투수로서 첫 송구를 시작했다. CJ푸드빌의 사업구조 변화와 그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구 대표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CJ맨보다 CJ를 더 잘 아는 애널리스트 출신

구 대표는 1998년 IT 벤처 붐이 한창이던 당시 한국투자증권(옛 동원증권)에 입사해 코스닥·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을 비롯한 유통 분야로 외연을 확장했다. CJ그룹과 인연이 시작된 것도 이 때 쯤이다.

CJ E&M(엠넷미디어, 온미디어, CJ인터넷,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 합병), CJ오쇼핑(옛 CJ홈쇼핑), CJ CGV 등 그룹 산하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구 대표가 담당했다. 2006년 한국투자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적을 옮긴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전과 같은 산업분야를 커버하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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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근 대표
당시 구 대표는 미디어 산업과 업계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CJ그룹이 가고자 하는 미래 방향과 비전을 잘 파악하고 있어 그룹 내에서도 인지도가 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구 대표는 CJ 내부 사람보다 더 CJ를 잘 아는 애널리스트로 유명했다"며 "CJ그룹을 꿰뚫는 인사이트를 높이 평가해 그룹에서 먼저 스카우트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2010년 지주사인 CJ㈜에 입사해 2013년까지 기업팀과 사업팀 등에 근무했다. CJ대한통운 인수를 비롯한 그룹 차원의 '빅 딜'에 핵심 플레이어로 참여했다. 2011년 CJ가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CJ㈜ 기획1팀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관훈 당시 CJ㈜대표, 허민회 CJ 사업총괄부사장(현 CJ오쇼핑 사장), 성용준 CJ 재무팀장(현 CJ헬로 경영지원실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구 대표는 CJ GLS 사업담당을 거쳐 대한통운과의 통합 작업 이후 CJ㈜ 사업팀장으로 복귀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CJ㈜ 전략1실장을 맡았고, 지난해 7월에는 CJ푸드빌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 '적자' CJ푸드빌 구원투수 낙점..투썸플레이스 '분할' 묘수

구 대표는 2014년 말 드러그 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비상장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의 등기이사를 맡았다. 2016년에는 CJ대한통운 등기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사회 멤버로 이름이 올라가는 경영진 경험은 있지만, 대표이사(CEO)는 CJ푸드빌이 처음이다.

구 대표는 기존 CJ푸드빌 대표였던 정문목 대표가 안식년 휴가를 떠나면서 그 자리를 물려 받았다. 업계 안팎에선 해외 사업 적자로 재무상태가 악화일로인 CJ푸드빌의 구원투수로 구 대표를 낙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9353억 원, 당기순이익 1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매우 낮은건 해외 사업의 적자 때문이다.

구 대표는 부임 2개월 만인 지난해 9월 경영 개선을 위해 혁신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는 등 CJ푸드빌의 본격적인 체질개선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어 11월 말 주요 사업부문 중 하나인 투썸 플레이스를 물적 분할한다는 솔루션을 내놓았다. 투썸 플레이스는 CJ푸드빌이 보유한 외식 브랜드 중 실적이 가장 우수한 알짜배기다.

투썸 플레이스는 예정대로 2월1일을 기점으로 물적 분할하면서 100% CJ푸드빌의 자회사가 됐다. CJ푸드빌은 물적분할과 함께 외국계 투자자에게 투썸 플레이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거래도 병행했다. 이를 통해 1300억 원의 자금을 손에 거머쥐게 됐다. 일단 유동성 확보에 숨을 틔우게 된 것이다.

분할된 투썸 플레이스는 추가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유치에 나선다. 주주 배정 유상증자일 경우 구주매출 자금 일부를 활용하면 되고, 제3자배정일 경우 추가적인 프리 IPO거래가 된다. 투썸 플레이스 물적 분할을 통해 알짜배기 사업은 더 키우고, 모기업은 자금을 확보하는 '일석이조' 거래를 만들어낸 셈이다. 구 대표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IPO(기업공개)나 기업분할 등의 거래에 익숙한데다 지주사 전략 부서에서 일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투썸 플레이스 물적분할은 시작에 불과하다. 혁신 TF는 투썸 플레이스 이외에 CJ푸드빌의 다른 사업부문 경영 성과 개선을 위한 작업도 검토 중이다.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 사업부문에 대한 과감한 정리도 필요하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구 대표는 경영 개선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며 "투썸 플레이스 매각설로 직원들이 불안해할 때도 적극적인 의사소통에 나서는 등 활발하게 경영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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