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발목 묶은 보통주 5200만주 [지배구조 분석]미래에셋, 4년 적자로 대주주 이탈 우려…사업포기 동의권도 받아
원충희 기자공개 2018-04-12 09:44:13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9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도이치파이낸셜의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1대 주주인 도이치모터스가 행여 떠날까봐 온갖 제약으로 묶어놓았다. 그 중 하나가 도이치모터스가 보유한 도이치파이낸셜 보통주 5200만주(지분율 53.8%)의 인출 제한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왜 이런 조건을 걸었을까.2017년 도이치파이낸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의결권부 전환우선주 1400만주, 무의결권 전환우선주 1600만주를 소유한 미래에셋캐피탈은 의결권지분 17.36%를 갖고 있다. 도이치모터스(67.33%)에 이어 2대 주주다. 그 밖에 주요 주주였던 우리들휴브레인(3.31%)은 지난해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주주 대열에서 이탈했다.
BMW 등 독일수입차 전속 할부·리스금융을 목적으로 설립된 도이치파이낸셜은 지난 2013년 6월 출범 이후 해마다 지분변동을 겪었다. 초기인 2014년 말 도이치모터스가 86.20%,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대표(도이치파이낸셜 대표 겸직)가 5%를 소유했으나 2015년 말에는 각각 64.46%, 3.6%로 축소됐다. 수차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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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2월 헬스케어 상장사인 우리들휴브레인이 70억원을 투자해 의결권부 전환우선주 466만6666주를 취득했다가 그 해 8월부터 작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미래에셋캐피탈이 300억원을 투자하면서 2대 주주로 들어왔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별 조건 없이 들어왔던 우리들휴브레인과 달리 유증에 참여하면서 각종 조건을 내걸었다. 대주주인 도이치모터스가 도이치파이낸셜 사업포기 등 특정사항을 결정할 때 미래에셋캐피탈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동의권 부여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위반시 미래에셋캐피탈이 가진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을 연 7%로 되사는 풋옵션과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 Right), 병행매도청구권(Tag-Along Right)을 요구해 얻어냈다.
백미는 도이치모터스가 도이치파이낸셜 보통주 5200만주(지분율 53.8%)를 특정계좌에 예치해 인출을 제한토록 하는 계약이다. 도이치모터스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을 털고 나가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족쇄인 셈이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도이치모터스를 보통주 인출제한으로 묶어놓은 것은 자칫 모터스가 파이낸셜 지분을 털고 나갈 수 있다는 의심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겠는가"라며 "캡티브(전속) 금융사인 도이치파이낸셜에서 도이치모터스가 빠지면 사실상 껍데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6월 출범한 도이치파이낸셜은 4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경영부진에 시달렸다. 2014년 말 26억6799만원, 2015년 말 12억1197만원, 2016년 말 20억4745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적자가 수년째 누적되자 대주주는 지분 희석을 무릅쓰고 제3자 유증을 단행해야 했다. 경영상태가 이렇다보니 미래에셋 측은 도이치모터스가 발을 뺄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경우 지주비율(총자산 대비 자회사 지분가액)을 낮추고 본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금융 캡티브가 필요했다. BMW를 수입·판매하는 도이치모터스의 할부금융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은 딱 맞는 투자 건이었다. 더구나 자본에 쪼들리는 도이치파이낸셜을 상대로 유리한 협상을 주도할 수 있었다. 도이치모터스 입장에서 상당히 불리할 수 있는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도이치파이낸셜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아직 50억원 가량의 결손금이 남아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경영안정성이 한층 제고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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