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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흥망성쇠 담긴 '금호피앤비 주주 변천사' 종지부 日합작 후 박삼구·찬구 공동 출자..'지분 정리' 금호석화 100% 소유

박창현 기자공개 2018-06-08 08:53:14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이하 금호피앤비)이 복잡했던 주주 변천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일 합작사로 출발한 금호피앤비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계열사들이 주주로 참여했다. 심지어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오너 4세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자금 마련과 계열분리 등 금호 지배구조 이벤트를 겪으면서 지분 관계가 모두 정리됐다. 최종적으로 합작 파트너였던 신일본제철화학까지 합작 관계를 청산하면서 금호석유화학 100% 독자 경영 토대가 마련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화학 계열사인 금호피앤비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2대주주였던 신일본제철화학이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이뤄진 조치였다.

신일본제철화학은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금호피앤비 측에 지분 매입을 요청했다. 금호피앤비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2대주주 보유분 626만6400주(21.8%)를 주당 4776원씩, 총 299억원에 취득한 후 소각했다. 주식 소각으로 금호피앤비는 금호석유화학의 100% 자회사가 됐다. 단일 주주 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금호피앤비에 대한 독자 경영 토대가 마련됐다.

과거 금호피앤비는 금호가의 흥망성쇠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복잡한 주주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금호피앤비은 2001년 신일본제철화학과의 합작을 통해 설립됐다. 당시 금호산업(18.4%)과 아시아나항공(18.4%), 금호석유화학(13.8%) 등 금호그룹 3개사가 550억원, 신일본제철화학(49.4%)이 537억원을 출자했다.

2003년에는 일본 주우상사가 화학제품 영업력 확대를 위해 새로운 주주로 참여했다. 신일본제철화학이 지분 20.6%를 주우상사 측에 양도하면서 단숨에 2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이후에는 금호 3사의 신규 자금 출자가 이어졌다. 금호피앤비는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플라스틱 원료인 비스페놀에이(BPA)를 생산했다. 향후 관련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 3사는 2003년 한 해에만 150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했다. 이듬해에도 200억원의 자금 수혈을 단행했다. 이에 반해 일본 주주들은 2번의 유상증자에 모두 불참했다. 지분 희석 결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2.7%로 공동 최대주주에 올랐다. 금유석유화학 지분율도 17%를 넘어섰다. 반면 신일본제철화학과 주우상사 지분을 각각 21.8%, 15.5%로 떨어졌다.

2005년 상징적인 지배구조 이벤트가 발생했다. 당시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동시에 금호피앤비 지분을 사들였다. 오너 4세들인 박세창 씨와 박준경 씨, 박재영 씨, 박철완 씨도 주식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금호

금호산업이 4만주를 오너 일가에 넘겼고, '박삼구-세창', '박찬구-준경', '박재영(박성용 회장 장남)', '박철완(박정구 회장 장남)' 등 각 가족별로 1만주 씩을 가져갔다. 계열분리 전 금호석유화학을 10.1%씩 똑같이 나눠가졌던 지배구조 '힘의 균형'이 여기에도 적용된 셈이다.

2006년 들어서는 금호 계열사간 지분 정리가 이뤄졌다. 그 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피앤비 지분 전량을 금호석유화학에 팔았다. 지분 매입으로 금호석유화학(62.3%)은 단숨에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이 거래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분 매각을 통해 총 5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금호그룹 확장 전략이 금호피앤비 주주구성에도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2006년 12월에는 주우상사가 보유 지분을 팔고 나갔다. 해당 지분은 금호피앤비가 모두 매입해 소각했다. 발행주식 감소로 금호석유화학과 오너 일가의 지분율도 소폭 상승했다.

2007년 1월에는 다시 한 번 금호가를 중심으로 유상증자가 단행됐다. 오너 일가는 직접 사재를 투입해 금호피앤비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너 일가는 보유 지분을 전부 금호석유화학에 넘겼다. 금호석유화학은 당시 그룹 경영기획실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후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박찬구=금호석유화학' 승계 공식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금호석유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선제적인 오너일가 간 지분 정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09년을 기점으로 박삼구 회장 일가는 금호산업 지분을, 박찬구 회장 일가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려나갔다.

오너 일가 자금 회수로 금호피앤비 지분구조는 금호석유화학 78.2%, 신일본제철화학 21.8%로 단순화됐다. 이 구조는 이후 10년간 쭉 유지됐다가 올 초 합작 관계가 청산되면서 금호석유화학 100%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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