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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동남아 차호출시장, 우버 나가고 고젝 등판

고영경 박사공개 2018-07-04 18:00:41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0: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 동남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가지 아이템이 있다. 바로 차량호출서비스와 지급결제다. 이 중에서도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은 현재 거대한 지각 변동이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우버가 동남아 사업을 그랩에게 넘기고 퇴장하면서 그랩의 시장점유율은 90% 가까이 치솟았다. 그랩이 석권하는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한 군데 예외인 지역이 존재하는데, 바로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또다른 유니콘 고젝(Go-Jek)이 건재하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스타트업 유니콘으로 오토바이 호출서비스로 시작, 지금은 국민 필수앱으로 등극한 플랫폼 기업이다. 2010년 콜센터와 20명의 오토바이 기사로 출발한 고젝은 현재 기업가치 5조 원을 바라보는,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시장 확대, 서비스 확장에 주력했던 고젝은 최근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2억6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동남아 최대 시장 인도네시아에만 집중하던 데서 벗어나 지난 5월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4개국으로의 진출을 공식화 한 것이다. 앞서 고젝 설립자 마카림이 "지금까지 우리는 수세적이었지만 이젠 우리가 그들 문을 차고 들어갈 때"라며 공세적 사업 전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그 사이 우버가 물러가면서 상대는 그랩 하나로 줄었지만 쉬운 동남아 4개국에서의 싸움이 쉬울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이 또 다른 월드컵에 비유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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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젝은 하나의 앱으로 오토바이 및 차량 호출서비스 외에도 12가지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서비스 자체만으로도 훌륭하지만 '화룡점정'이라 할만 한 지급결제 시스템 고페이(Go-Pay)를 탑재했다. 그 덕에 고젝앱 다운로드 누적 건수는 6000만건, 거래건수는 월 1억건을 상회하게 됐다.

다양한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을 하나의 앱으로 구현한 고젝의 성장 가능성에 이미 구글과 텐센트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 공략을 지원하기 위해 1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순식간에 15억달러가 더 늘었다. 고젝은 이미 해외 시장 확대에 5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의 강력한 후원을 등에 엎은 고젝은 최근 베트남과 태국에서 각각 고비엣(Go-Viet)과 '겟(get)'의 베타 버전을 내놓았다. 두 앱은 오토바이/차량 호출 서비스와 배송, 음식배달 그리고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동남아 차량호출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고젝과 그랩의 승부는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랩은 이미 철저한 현지화와 고객만족을 지향하는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 전략으로 탄탄한 기반을 쌓아 올렸다. 이에 맞서 후발 후자 고젝은 현지 파트너들과 손을 잡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트너십 방식이 처음 시도되는 것이므로 이것이 가져올 파괴력은 예상하기 어렵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지만, 이용자들은 이 싸움을 반기지 않을 수 없다. 우버가 나간 뒤 그랩의 이용 요금이 인상됐고, 운전 기사도 이용자도 불만이 속출하던 상황이었다.

고젝은 자사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실업률 0.5 퍼센트 포인트 낮추고, 10억달러의 경제효과를 일으켰다고 자평하고 있다. 자사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확대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운전자 75%가 인도네시아 평균 임금보다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고, 대다수의 운전자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것을 보면 아주 틀린 말 같지는 않아 보인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무던히 애를 쓰고 있지만 이렇다 할,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는 여전히 이러한 서비스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막아 놓고 있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냥 막아 놓기보다는 서비스 도입시 예상되는 '손익계산서'라도 먼저 한번 만들어 봐야 하지 않을까. 동남아 시장을 보면서 짙어지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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