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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버라이즌의 야후 인수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8-08-20 09:21:13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3일 10: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에 버라이즌(Verizon)이 44억 8천만 달러에 야후를 인수하면서 야후의 파란만장했던 역사가 일단락되었다. 버라이즌은 야후가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 15%와 야후재팬 지분 35.5%는 제외하고 인수했다. 알리바바와 야후재팬 지분은 알타바(Altaba)라는 투자회사가 보유하게 되었다.

초기 인터넷 세대라면 모두 당시 야후(Yahoo)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1990년대다. 누구든 인터넷을 시작하려면 야후에서 시작했었다. 닷컴 버블이 붕괴하고 구글이 등장할 때까지 야후는 온라인의 지존이었다. 1994년에 대만에서 이민 와서 스탠퍼드 공대를 나온 제리 양이 창업했다. 닷컴 붐이 한참이었던 2000년 1월 야후 주가는 118.75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1년 버블이 붕괴하고 911사태 직후 8.11 달러로 내려 앉는다.

1997년에 야후는 구글을 단돈 백만 달러에 살 기회가 있었다. 야후는 인터넷 트래픽이 자사의 사이트에서 분산될 우려 때문에 포기했다. 야후의 가장 큰 실책으로 꼽힌다. 두 번째 큰 실책은 성공하지 못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투자한 것이다. 1999년에 지오시티(GeoCities)를 36억 달러에, 2013년에 텀블러(Tumblr)를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오시티는 2009년에 폐쇄되었고 텀블러도 상당한 가치를 상실했다. 세번째 실책이 MS의 인수제안을 거절한 것이었다.

2008년에 MS가 야후를 버라이즌의 인수가격 10배인 446억 달러에 인수하려고 했다. 당시 MS는 급부상 하던 구글에 위협을 느꼈고 온라인 광고시장과 야후의 아시아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2002년에 HP가 컴팩을 25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IT업계 최고의 딜이 될 수 있었다. 야후 주가가 순식간에 50% 상승했다. 그러나 시가에 60%를 넘는 프리미엄을 붙인 주당 31달러 가격이었지만 야후는 저평가라는 입장으로 거절했다. MS는 33달러로 높였고 야후는 37달러를 요구했다.

그러자 MS는 적대적 M&A 가능성을 내비쳤고 야후는 구글과 검색엔진 사업 제휴로 맞받았다. 화가 난 야후 주주들이 경영진에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영진이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딜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칼 아이칸이 등장했다. 아이칸은 야후 주식 5천만 주를 사들인 다음 적대적 M&A를 선언했다. MS는 야후의 검색엔진 부문만 인수하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는데 야후는 이 제안도 거절했다. 구글과 계속 같이 가겠다는 이유다. 야후 주가는 폭락한다. 야후는 아이칸과 아이칸 측 2인을 이사회에 영입함으로써 아이칸과의 분쟁을 끝냈다.

그러나 구글은 야후와의 제휴를 중단한다. 법무부에서 독점금지 심사를 개시했고 MS를 비롯한 주요 광고주들이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CEO 제리 양은 사임했다. 제리 양이 물러난 후 야후는 결국 MS와 10년짜리 제휴협약을 체결했는데 MS는 야후에게 빙(Bing)을 쓰게 하면서 검색부문과 온라인 광고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야후는 수익의 12%를 MS에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아이칸은 상당한 손실을 안고 야후 주식을 처분하면서 이사회에서도 철수했다.

이 사건은 전반적으로 모든 당사자들이 불분명한 단기 전략을 가지고 야후를 혼란에 빠지게 한 결과를 가져왔다. 경영진, 기관주주, 아이칸 모두 뚜렷한 지향점 없이 분쟁에 휘말렸고 그 결과 아무런 승자 없이 어정쩡하게 종결되었다. 그 후 2014년까지 야후는 불안한 리더십으로 6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CEO가 다섯 번 교체되었다.

최근의 데이터 유출 사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가격을 많이 깎았다) 버라이즌이 야후를 인수한 이유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후가 고전을 거듭하고 있기는 하지만 야후는 여전히 존재감이 있다. 알렉사에 따르면 2016년에 야후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방문 받은 사이트였다. 한 달에 70억 뷰였으니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한 달에 한 번 야후를 방문한 셈이다. 야후가 축적해 온 데이터와 플랫폼은 회사를 살릴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여전히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다.

텔레콤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버라이즌으로서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하는 모바일 온라인광고 사업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야후를 선택한 것이다. 버라이즌은 오스(Oath)라는 이름으로 자회사를 만들고 그 아래 야후, AOL, 허핑튼포스트 세 회사를 두는 구조를 만들었다. 야후의 자산과 AOL의 자산을 합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버라이즌이 과연 플랫폼의 강자로 부상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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