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안건 부결시킨 KB금융 사외이사들 [지배구조 분석]사외이사 후보추천 프로세스 개선안…법개정 후 논의키로
원충희 기자공개 2018-08-28 18:09:15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4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된 안건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은행권(금융지주) 이사회에 올라오는 대다수 안건들이 사외이사 100% 찬성으로 가결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의안부결은 다소 예외적인 사례다.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지난 5월 제6차 위원회를 열고 두 개의 안건을 결의했다. 첫 번째 의안은 '상반기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 원칙'이고 또 하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개선안'이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 원칙안은 사추위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지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개선안은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통상적으로 은행 및 은행지주 이사회에 올라오는 안건들은 100% 찬성으로 통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안을 올리기 전 사전설명과 의견조율을 거치기 때문이다. 은행권 이사회가 '거수기'로 오해 받는 주요 이유도 반대표를 찾아보기 힘든 의결구조 탓이다. 전원 찬성으로 결의하는 게 사실상 관례처럼 돼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난 5월 사추위 의안부결은 다소 예외적인 일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개선안에는 사외이사 후보군 평가방식 변경과 재선임 요건 등 후보선정 자체기준의 관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사추위원들은 금융당국이 제정한 지배구조법 개정안 추이를 보고 결정하자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전원 반대로 부결시켰다"고 설명했다.
|
KB금융 제6차 사추위가 열리기 전인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었다. 이 법안에는 △CEO의 사추위 참여 금지 △사외이사 연임시 외부평가 의무화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시 다양한 이해관계자(소비자, 소액주주 등) 및 외부전문가가 추천한 인재 풀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체기준 마련 의무화 △감사위원의 이사회 내 타위원회 겸직 제한(보수위원회 제외)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사외이사 연임시 외부평가 의무화 조항은 규제개혁위원회 심의과정에서 과잉규제로 판명됨에 따라 철회됐다.
KB금융 사추위에 올라온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개선안은 법 개정안에 포함된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 자체기준 마련 의무화'와 겹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진 배경도 개정안 입법이 마무리된 후 다시 논의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추위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상시적인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와 검증을 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다. KB금융의 경우 예전에는 윤종규 지주 회장이 멤버로 포함됐었으나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현재는 박재하, 유석렬, 선우석호, 한종수 등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DS이앤이, 스마트 팩토리 첫발… 증축 공사 준공
- 쌍용정보통신, 1분기 매출 679억·영업손실 31억 기록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진양곤 회장 "할 도리 다 했다, 남은 건 하늘의 뜻"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아바스틴 왕위 잇는 '간암 타깃' 올인, '병용'으로 길 열었다
- 젬백스링크, 포니에이아이로부터 300억 투자유치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K-바이오 모두가 주목한다, 미국 FDA 허가 결정 'D-1'
- [우리투자증권의 부활]'격전지' IB 비즈니스, 우리은행이 '열쇠' 쥐고 있다
- 드림텍, 반도체 모듈 사업 진출…인도서 모듈 양산
- 티에스넥스젠, 뉴로소나 투자로 글로벌 뇌질환 시장 진출
- [Red & Blue]엑스페릭스 품 떠나는 엑스플러스, 신사업 기대감 퍼질까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미래에셋생명, 대주주 유효지분 80%로 확대 의미는
- [기업집단 톺아보기]7년 만에 '회계 분류' 또 바뀐 미래에셋증권
- [기업집단 톺아보기]박현주의 야성론…미래에셋, '비지주' 금융그룹 고수
- [빅딜 그 이후]합병 셀트리온, 구조적 운전자본 부담 해소 관건
- [빅딜 그 이후]통합 셀트리온, 확대된 차입여력…조달 다변화 시동
- [빅딜 그 이후]셀트리온, 영업권 11조 폭증…손상 리스크 안고 간다
- [빅딜 그 이후]셀트리온, 4배 이상 팽창한 자본…현금 유입은 없다
- 셀트리온 CFO의 부채 관리법
- [빅딜 그 이후]통합 셀트리온, 급감한 매출채권…비정상의 정상화
- [기업집단 톺아보기]덩치값 못하는 삼성카드 '과잉자본'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