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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바이오테크 천재의 LA타임스 인수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8-10-08 09:28:17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1일 10: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트릭 순시옹(Patrick Soon-Shiong)은 바이오테크회사 난트웍스(NantWorks) 회장이다. 부모가 태평양 전쟁 때 일제침략을 피해 중국을 빠져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정착했다. 순시옹은 14세 때부터 남아공 신문 ‘이브닝포스트'를 배달하면서 공부했고 남아공에서 의대를 나온 후 캐나다 밴쿠버의 UBC에 유학했다. 로스엔젤레스로 건너와 UCLA에서 외과의 수련을 받은 후 1984년에 외과의사가 되었다. UCLA 의대 교수도 지냈다. 최초로 췌장이식수술을 성공시킨 의사로 유명했다.

순시옹은 1991년에 학교를 떠나 당뇨병과 암 관련 바이오 회사를 창업했다. 1997년에 APP Pharmaceuticals를 설립해서 80% 지분을 가졌는데 10년 후인 2008년에 46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후에 세운 Abraxis BioScience도 2010년에 30억 달러에 매각했다. 2007년에 디지털 의료정보회사 난트헬스(NantHealth)를, 2011년에 난트웍스를 세웠다. 난트웍스는 LA공항 근처 컬버시티에 있는데 비상장회사다. 난트헬스는 나스닥 상장회사고 난트웍스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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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순시옹은 난트캐피털이라는 투자회사를 통해 트롱크(Tronc)로부터 로스엔젤레스타임스(LAT)와 샌디에고 유니언-트리뷴을 인수했다. 현금 5억 달러를 지불하고 9천만 달러 규모의 연금채무를 인수했다. 프리미엄 부 인수다. 종이신문 광고의 감소로 트롱크의 종이신문 쪽 매출이 작년 상반기 17% 감소했었다. 매각 소식에 트롱크 주가는 19% 상승했다.

이로써 순시옹은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유력 신문의 사주가 되었다. 이전에도 LAT 매수에 관심을 보인 회사들이 있었으나 성사되지 않았는데 순시옹은 먼저 트롱크의 2대 주주가 되는 전략을 썼다. 물론 인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매도자 트롱크는 USA투데이 소유자 가넷(Gannett), 나이트 리더 소유자 맥클라치(The McClatchy)에 이어 미국 3대 신문기업이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동시상장 회사인 트롱크는 시카고가 본거지인데 시카고 트리뷴, 뉴욕 데일리뉴스, 볼티모어 썬 등을 소유한다. 트롱크라는 이름은 "Tribune online content"에서 온 것이다. 1847년 시카고 트리뷴 창간과 함께 출범했다. LAT는 트롱크가 2000년에 타임스 미러로부터 83억 달러에 인수했던 신문이다. 당시 신문업계 최대의 M&A였다.

LAT는 1881년 12월 4일 처음 인쇄되었다. 당시 이름은 로스엔젤레스데일리타임스였다. 1910년에는 노조와의 갈등으로 본사가 폭파되어 2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났다. 노조 지도부가 한 짓이다. 그 이후로 LAT는 노조와 원수지간인 신문이다. LAT는 스페인전쟁 때 필리핀을 점령했던 오티스 장군에 이어서 챈들러(Chandler) 패밀리가 운영했다. 4세대 경영자는 재미있게도 이름이 오티스 챈들러였다. 외증조부 이름을 딴 것이다. 야심만만한 스탠퍼드 출신이고 1960년에서 1980년까지 신문을 크게 발전시켰다.

LAT는 근년에 동부지역의 다른 신문들에 비해 많이 침체되어 있었다. 6개월 동안 편집국장이 두 번이나 교체되었고 4년 동안 발행인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기자 수도 1990년대 말 1,200명 선에서 400명으로 줄었다. 사내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데스크와 기자들간의 갈등도 심화되자 트롱크의 1대 주주 마이클 페로는 LAT 매각을 결심한다. 페로 자신은 성추문에 휩싸여 트롱크 경영에서 물러났다.

난트워크의 LAT 인수를 순시옹이 의사 출신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서 볼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난트워크가 디지털 시대의 감각으로 LAT에 인풋을 넣을 수는 있을 것이다. 13만 남짓한 디지털 구독자 수도 대폭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종래 LAT의 전략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LAT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와의 근접성을 백분 활용해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를 확립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정보기술의 허브라는 점과 태평양 연안이라는 점도 방점이다.

순시옹은 1935년부터 사용해 온 LA 다운타운의 유서깊은 본사 건물을 떠나 LA공항 남쪽 엘세군도로 본사를 옮기고 거액을 투자해서 첨단 뉴스룸을 설치했다. 스탭들 간 협동과 소통을 강조한 레이아웃이라고 한다. LAT는 새 사주와 함께 다른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뉴스의 중심이 이동하는 조류에서 어떻게 생존해 나갈 것인지를 본격적으로 모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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