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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밀화학, 펀더멘털 개선…AA급 진입 청신호 [Earnings & Credit]가성소다 선전에 영업익 '최대'…NICE신평, 신용도 상향조정 관측

심희진 기자공개 2019-01-28 09:44:42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정밀화학이 염소·암모니아 계열 부문의 선전으로 설립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제품인 가성소다의 내수판매 증가, 암모니아와 유록스의 국제가격 상승 등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연간 현금창출력이 3000억원 수준으로 개선된 덕분에 총차입금도 1년새 2000억원가량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제고됐다.

시장에선 롯데정밀화학의 탄탄해진 기초체력을 근거로 신용도 상향조정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현재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정밀화학의 신용등급을 AA-로, NICE신용평가는 A+로 책정한 상태다. 롯데정밀화학이 NICE신용평가가 제시한 등급 상향조건을 상당부분 충족한 데다 지난해 5월부터 '긍정적' 아웃룩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신용등급 불일치(Split)가 해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성소다 선전' 영업익 첫 2000억 돌파…차입금 2000억 감소

롯데정밀화학은 1964년 설립된 한국비료공업이 시초다. 울산에 마련된 제조시설에서 △염소 계열(ECH, 가성소다) △셀룰로스 계열(메셀로스·헤셀로스, 애니코트) △암모니아 계열(유록스), △전자재료 계열(토너) 등의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비중은 암모니아 계열과 염소 계열이 30%대, 셀룰로스 계열이 20%대, 전자재료 계열이 1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롯데정밀화학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력제품인 ECH(에폭시수지 원료)의 가격 하락, 고객사 신약 출시 지연에 따른 애니코트(의약용 캡슐원료) 출하량 감소 등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바륨티타늄파우더(BTP), 액정폴리머(LCP) 등의 전자재료마저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2년 연속 2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정밀화학이 반등하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앞서 2016년 2월 삼성그룹에서 롯데그룹으로 적을 옮긴 롯데정밀화학은 ECH 부문 살리기에 집중했다. 해외 정밀화학사들이 원가상승 여파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ECH의 공급과잉 기조가 완화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에폭시수지 등 전방산업 수요가 늘어난 것도 마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롯데정밀화학은 2008년 이후 10년여만인 2017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롯데정밀화학의 성장세는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717억원, 영업이익은 21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90%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선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염소와 암모니아 계열 제품들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염소 계열의 매출액은 5027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암모니아 계열의 경우 26% 늘어난 47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가성소다의 내수판매 증가, 국제가격 상승 등이 주효했다. 암모니아는 중동, 호주지역 생산업체들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가격이 오른 덕을 봤다. 유럽연합의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 노후차량 신차 교체 등으로 요소수 수요가 늘면서 유록스 판매도 늘어났다.

개선된 실적은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쳤다. 2017년 말 2810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2018년 말 812억원으로 2000억원가량 감소했다. 2000억원에 못 미쳤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1년새 3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부채상환에 속도가 붙었다. 2016년까지 마이너스(-)였던 ROE(자기자본이익률)도 2018년 15%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현금성자산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계정 재분류로 2017년 말 1317억원에서 지난해 말 68억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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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롯데정밀 AA급으로…NICE신평도 상향조정 가시권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5월 롯데정밀화학 신용도에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했다. 두 곳 모두 롯데정밀화학에 'A+, 안정적' 등급을 매긴 지 3년만이다. 주력제품의 이익창출력 회복, 공급과잉 완화, 내부 잉여현금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후 11월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정밀화학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노치(notch) 높였다. 상향조건으로 제시한 별도기준 EBITDA/매출액 10% 이상, 총차입금/EBITDA 2배 이하를 롯데정밀화학이 충족한 덕분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정밀화학의 EBITDA/매출액은 23%, 총차입금/EBITDA는 0.3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6년 롯데그룹 편입과 맞물려 수익성 위주 사업구조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경상적 수준의 설비투자(CAPEX)만 집행된 것이 재무구조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향후 셀룰로스계열 제품 개발 등에 자금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지만 내부 유동성으로 충분히 충당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NICE신용평가도 롯데정밀화학을 AA급 반열에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롯데정밀화학은 NICE신용평가가 제시한 상향 트리거(trigger)를 상당부분 충족한 상태다. NICE신용평가는 개별기준 순차입금 의존도가 0%에 못 미치는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롯데정밀화학은 순현금 기조를 유지했다.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건축·의약·식품 등에 사용되는 셀룰로스 계열 부문의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최근 에폭시수지 시장 침체로 ECH 판매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올해 1분기까지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수익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도 정부가 보호무역 일환으로 BIS(Bureau of India Standards) 인증제도를 실시한 탓에 가성소다의 수출량이 줄어든 것 역시 악재다.

시장 관계자는 "순이익도 롯데비피화학, 한덕화학 등의 선전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며 "롯데정밀화학이 정기주주총회 후 작년 실적을 확정하면 NICE신용평가로부터 AA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시장금리 측면에서 롯데정밀화학은 AA급 대우를 받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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