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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그룹 확장경영에 신용등급 변동성 UP [Earnings & Credit]핵심 계열사 기반 현금창출 제한적…80조 투자 등 지출 '변수'

이경주 기자공개 2019-02-25 16:05:5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 최대 발행사 중 하나인 SK㈜가 올해도 대규모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도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인 현금흐름이 올해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계열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금창출능력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를 통해 티브로드 M&A(인수합병)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익이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은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하락으로 수익성 악화가 유력시 되고 있다.

반면 올해 SK㈜의 현금지출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SK그룹이 연초 8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는데, SK㈜가 투자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텔레콤, 티브로드 합병 이슈 영향 제한적

SK㈜는 사업형 지주회사다.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에서 수익이 창출된다. 지주부문은 계열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상표권사용료가 수익원이며, 사업부문은 직접 영위하고 있는 IT서비스로 수익을 낸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 별도기준 영업수익(매출)은 2조1520억원이다. 같은 기간 지주부문 영업수익은 9248억원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부문은 1조2272억원으로 57%다. 지주부문 수익 비중이 40%가 넘기 때문에 SK㈜ 신용도에는 핵심 계열사들 사업현황이 영향을 미친다.

핵심 계열사는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 E&S 등이 주축이다. SK㈜ 지주부문 배당수익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 2017년 기준 이들 3인방이 SK㈜ 배당금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였다. 2016년엔 96%에 이르렀다.

올해는 이들 3인방 사업에 적잖은 변화가 전망되고 있다. 각 사안이 SK㈜ 신용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업계 관심사다. 우선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SKB)가 경쟁 유료방송업체인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태광그룹은 최근 각각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합병법인의 1대주주, 태광그룹은 2대주주가 되는 구조다. 합병 방식이기 때문에 SK텔레콤은 자금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티브로드를 인수하는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때문에 크레딧업계에선 SK텔레콤이 합병 이슈로 재무가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티브로드 합병으로 SK텔레콤이 실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이 크지 않을 경우 SK텔레콤 연결기준 실적에 티브로드 실적 전체가 아닌 지분법 이익 정도만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티브로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88억원이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로 부상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시장 지위 약화를 막는 방어적 성격이 짙다. 경쟁사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인 CJ헬로 인수를 성사시키며, SK텔레콤을 꺾고 유료방송 시장 2위 지위를 꿰차려 하고 있다. LG유플러스(379만명)와 CJ헬로(429만명) 가입자를 더하면 약 800만명으로 시장 점유율 2위로 부상하게 된다. 기존 2위 사업자인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은 현재 가입자가 455만명으로 티브로드(315만명)를 인수해야만 LG유플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때문에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는 자체 신용도와 모회사 SK㈜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SK텔레콤이 유료방송시장 지위 강화를 위해 또 다른 매물인 딜라이브 인수까지 추진 할 경우엔 재무악화 이슈가 불거질 수 있고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이익 악화 유력…SK E&S, 배당확대에 글로벌 신평사 경고

SK이노베이션은 올해 SK㈜ 배당수익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정유화학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부터 국제 유가가 급락하며 실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지난해 10월 배럴당 76달러수준에서 12월 중순 42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조정세를 거치며 5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정유 1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즉각 타격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7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841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이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1202억원도 전년(3조2217억원)에 비해 34.2% 감소했다. 올해도 이익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을 1조9287억원 규모로 내다봤다. 전년에 비해 9% 줄어든 수치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 동안 늘어왔던 SK이노베이션 배당금도 향후엔 조정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당금이 2016년 5964억원에서 2017년 7456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실적 개선기에 35%에 이르는 배당성향을 유지한 덕이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연간 배당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 E&S는 지난해 배당금을 크게 늘리면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주주환원 정책이 지나치다며 신용강등 경고를 받은 상태다. 이달 19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 E&S의 등급(BBB)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원인이었다. SK E&S 배당금은 2017년 2642억원(배당성향 75.4%)에서 지난해 6715억원(153%)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SK E&S는 향후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경우 신용강등이 현실화 될 수 있다.

◇3년간 80조 투자…SK㈜가 주도할 경우 신용 영향

결과적으로 SK㈜는 올해 현금 창출면에선 작년보다 크게 개선될 요인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현금 지출은 늘어날 수 있다. SK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올 초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셰일가스 등 신규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3년 동안 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직접적인 시설투자 뿐 아니라 대형 M&A가 동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 흐름으로 보면 SK㈜가 투자주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SK㈜는 2016년 SK바이오텍 재무적 지원을 위해 이 회사 지분(1638억원)을 인수하고, 17년엔 유상증자(1725억원)에 참여했다. 2018년엔 SK바이오팜 유상증자(1500억원)에 관여했다. SK㈜는 M&A도 활발했다. 2016년 SK머티리얼즈(4708억원)를 인수했고, 2017년엔 SK실트론(6260억원)을 샀다. 2018년에도 AMPAC 인수(5252 억원) 등으로 자금유출을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크레딧업계도 SK㈜ 현금지출 여부를 가장 주목하고 있다. 한 대형IB 팀장은 "SK㈜가 지난 2년 동안 M&A를 많이 했는데 중요한 것은 이 건들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SK가 얼마나 M&A를 수행할지 여부에 따라 향후 신용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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