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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회적가치 평가 척도 'DBL'이란? 기업 경제활동 사회적 성과 평가 방법…2016년 첫 언급, 올해부터 SK그룹 전사적 도입

최은진 기자공개 2019-04-08 13:37:26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3일 08: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올해부터 사회적 가치를 경영성과의 한 척도로 평가하기로 하면서 '더블보톰라인(DBL, Double Bottom Line)'이라는 개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경영학 용어로, 기업 실적의 판단 기준으로 재무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국내서는 그다지 활용되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기업의 이익이 사회적 가치 창출과 함께 가야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DBL을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SK그룹이 DBL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내세운 것은 지난 2016년부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진(CEO) 세미나에서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이 돼야 한다"고 소개하면서다. 이후 최 회장은 신입사원 및 신임 임원과의 대화의 장에서나 워크샵 등에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DBL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얘기했다.

DBL이라는 개념이 SK그룹 내 하나의 경영전략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그로부터 3년 후인 올해들어서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사적으로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의미하는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DBL을 적극적으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핵심성과지표(KPI)에 사회적 가치(SV)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도 했다. 자사 이익에 초점을 맞춘 실적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실적을 내는 데 분발해 달라는 주문이다.

지난달 28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도 최 회장은 DBL을 설파했다. 이 자리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행장 등 중국인사는 물론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 나카니시 히로아키(Nakanishi Hiroaki) 일본 경단련 회장 등 2000여명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 못지 않게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그룹 내 심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DBL의 도입 취지를 밝혔다.

SK그룹의 신(新) 경영전략으로 급부상 한 DBL은 기업에 대한 가치를 재무적으로만 평가하지 않고 사회적 가치로도 측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적 가치(Finalcial Value)에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더해 사회 전반의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를 증진하는 것이 목표다.

이 용어는 경영학자 제드 에머슨(Jed Emerson)이 1996년 발간한 논문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회계학자나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재무적 가치에 방점을 두고 기업가치를 평가한 데 반해 제드 에머슨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업 이익이 사회적 가치 창출과 맥을 같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DBL이라는 개념을 개발했다.

DBL은 회계용어인 '보톰라인(Bottom line)'에서 파생됐다. 보톰라인이란 재무제표의 가장 아랫줄이라는 의미로, 보통 매출에서 비용을 뺀 순이익을 나타낸다. 이는 기업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성과' 혹은 '핵심'을 표현한다. '싱글보톰라인(Single Bottom Line)'은 재무적 성과만을 의미하고, '더블보톰라인'은 재무적 성과에 사회적 성과까지 더한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환경적 가치를 추가해 '트리플보톰라인(Triple Bottom Line)'이라는 말도 생겼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경영성과로 평가하겠다는 목표로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DBL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리고 수년간 이를 SK그룹에 맞는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는 척도를 개발해 올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산출 방법은 기업 경제활동의 사회적 성과를 화폐가치로 환산해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투자수익률 '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 방식에 기초해 개발됐다.

SROI는 재무적 가치에 사회적 가치를 더한 값이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라는 추상적인 값에 수혜집단이 얻은 편익의 가격을 추정해 반영하기로 했다. 예를들어 월 50만원의 정부보조금을 받는 기초 수급자를 월급 150만원에 고용한다면 이 기초 수급자는 정부보조금을 못 받게 되지만 수익은 5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여기서 사회적 가치를 계산하면 소득 증가분 100만원과 정부예산 절감액 50만원을 합한 150만원이 된다.

SK그룹은 세부적으로 사회적 성과를 평가하는 프로세스로 △사회문제 여부 판단 △목표집단 설정 △사회성과 영역설정 △솔루션의 시장화 여부 △측정식 및 비교가격 설정 △사회성과 보상내용 등 6가지를 들고 있다. 이를 표준화 시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기업 실적과 연결해 평가하기 위해 DBL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활용하게 됐다"며 "미래의 비즈니스는 사회 및 환경 규제 등 비시장 요인을 반영한 비즈니스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장기전략의 하나로 DBL을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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