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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자체 헤지 확대가 능사일까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19-06-03 08:25:1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발행량 10조원을 돌파했고 5월에도 이에 준하는 수준의 발행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신규 자금으로 새로운 헤지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 한창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ELS 자체 헤지 규모를 5조원 안팎까지 키웠다.

미래에셋대우는 올초 한국투자증권에서 김성락 트레이딩1부문대표와 김연추 에쿼티파생본부장을 영입했다. 작년 상반기에만 보수 22억원을 수령한 두 키맨을 영입한 만큼 자체 헤지 북(book) 확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두 인력의 공백이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마침 ELS 조기상환이 급증하자 두 증권사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 와중에 NH투자증권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ELS 헤지 운용을 이끌어 온 임원의 보직을 해임하고 자체 헤지 북을 줄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NH투자증권은 이 임원을 중심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헤지 운용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터라 의아하다는 반응이 다수다. 내부에서는 작년 기록한 자체 헤지 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갖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이같은 조치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내세우는 '과정가치'와 맥을 같이한다. 과정가치는 수익보다 고객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다. 사실 증권사가 ELS 헤지 운용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려도 고객이 덕을 보진 않는다. 오히려 증권사가 ELS 세일즈에 힘을 줄 때마다 무리한 투자가 늘었다. 본사 전략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ELS를 판매한 PB들이 조기상환 지연으로 항의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른 사업부 입장을 감안해도 자체 헤지를 줄이는 게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IB사업부는 더 높은 리스크 한도를 가지고 투자 기회를 물색하는 게 가능하다. WM사업부는 원치 않는 시기에 ELS를 판매를 늘릴 필요가 없다. 정 대표가 IB 업계에서 존재감이 상당했고, 핵심역량지표(KPI) 폐지로 자율적 영업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 헤지 축소가 이해 못할 조치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헤지 운용 수익 대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NH투자증권의 선택도 눈여겨 볼만 하다. 2015년과 2018년 주요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할 때마다 자체 헤지로 이익을 낸 곳보다 손실을 입은 증권사가 더 많았다. 손실 회복이 불가능해 사업부가 통째로 사라진 경우도 있다. ELS 자체 헤지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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