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치료제 개발 올리패스, 성장성특례 2호 될까 [특례상장 추진 기업 점검]인공유전자 플랫폼 기술로 승부수…세계적 경쟁력 입증 관건
이지혜 기자공개 2019-07-01 14:41:10
[편집자주]
지난 2005년 바이오 업종 중심의 기술성평가 상장 제도가 도입됐다. 2017년 이후 신규 특례상장 제도가 시행되면서 증시 입성 루트는 더욱 다양화했다. 핵심은 성장성 추천제, 사업모델기반 상장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이익미실현기업(테슬라) 상장 제도도 도입됐다. 2년간 잠잠하던 새로운 특례상장 활용 기업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물꼬를 튼 이후 올해 대거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진화한 특례상장 제도의 현황과 주요 기업들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리패스가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불리던 RNA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과거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속속 뛰어들었지만 전세계적으로도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극히 드물다.그러나 올리패스는 RNA치료제에 쓸 수 있는 인공유전자 플랫폼 기술 OliPassPNA 개발에 성과를 내면서 저력을 보였다. 몸값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올리패스의 장외 시가총액은 한때 2조원에 육박했다. 현재 시총은 6200억원 정도지만 여전히 장외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최대어'로 불린다. 올리패스는 바이오기술을 바탕으로 화장품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리패스는 이제 기업공개(IPO)를 노리고 있다. 공모자금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리패스가 성장성 추천 특례상장 2호기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예심 결과 '초읽기'…기술 입증 만전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올리패스의 상장예비심사 결과가 7월 둘째주 발표된다. 올리패스가 4월 22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점을 고려하면 다소 지연됐다.
시장 관계자는 "발표지연은 흔한 일"이라며 "최근 상장예비심사 청구 접수가 밀리면서 올리패스 발표순서가 다소 늦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리패스 입장에서는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 2015년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지난해부터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과 함께 IPO 절차를 본격화했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데뷔하려 했지만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11월 전문평가기관 2곳의 기술성 평가에서 각각 A등급, BB등급을 받았다.
올리패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술특례에서 성장성특례로 IPO 방식을 바꾸고 기술성 평가에 다시 도전했다.
성장성특례는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자본잠식률 10% 미만 등 요건만 충족되면 상장주관사의 추천을 받아 IPO를 진행할 수 있는 전형이다. 기술성 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올리패스는 다시 평가를 받아 전문평가기관 2곳에서 A등급을 확보했다. 기술특례 상장도 가능한 수준이다.
올리패스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를 피하기 위해 성장성특례로 우회상장한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며 "리스크가 있었지만 주주와 시장에 진정성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리패스는 최근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오텍 A사에 특정 희귀질환과 관련해 올리패스 인공유전자 플랫폼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금융위원회가 바이오기업 IPO를 놓고 원천기술 여부, 기술이전 실적, 파이프라인 보유, 임상에 들어갔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기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재다.
◇파이프라인 개발 박차
올리패스의 기술을 놓고 평가가 엇갈렸던 이유는 RNA치료제 기술과 시장이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RNA치료제는 2016년 스핀라자(척수성 근위축증)가 신약승인을 받으면서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업화했다.
기존 유전자치료제가 DNA나 RNA를 투여해 체내에서 치료용 단백질을 만드는 것과는 달리 RNA치료제는 특정 pre-mRNA나 mRNA에 결합해 해로운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막는 인공유전자 치료제다.
전세계 RNA치료제 시장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3000억원 이상 규모의 딜은 25건 발행, 1조원 이상 규모의 기술수출·공동연구 딜은 8건 발생했다. 전세계 RNA시장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43.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패스는 올리패스PNA라는 인공유전자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RNA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PNA는 치료제의 효능을 높이는 데 탁월하지만 세포투과도가 떨어져 활용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올리패스는 PNA의 세포투과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보유한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며 국내에서도 올리패스뿐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올리패스 PNA를 활용한 RNA치료제는 여느 상품과 달리 다양한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다"며 "인공유전자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한 번 실패하면 끝인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불확실성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올리패스가 개발하고 있는 비마약성진통제OLP-1002는 현재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약은 특정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해 감각신경에는 이상이 없지만 강한 통증은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준다. 전임상 안전성 평가는 일반적으로 6주가량 진행되지만 올리패스는 13주간 진행하면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올리패스는 IPO로 자금을 조달해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는 품목은 △PCSK9 고지혈증 치료제 △VEGFA 당뇨성 망막증 치료제 △HIF-1α 고형암 치료제 등 세 가지다. 전임상 단계를 앞두다.
PCSK9고지혈증 치료제가 상용화하면 다른 치료제보다 연간 약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VEGFA 당뇨성 망막증 치료제는 상용화하면 다른 치료제보다 사용편의성과 안정성이 좋아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리패스 관계자는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때 전임상단계에서 직접비만 30억원이 든다"며 "간접비까지 합치면 50억원 이상 드는 것으로 추산되며 독자적 기술로 직접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화장품사업 진출…아직은 적자
올리패스는 화장품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제약산업의 트렌드인 '코스메슈티컬'에 발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다. 화장품사업은 의약품 개발기술을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연구에서부터 사업화까지 기간이 짧아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올리패스는 2015년 자회사 올리패스코스메슈티컬즈를 세워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방식의 화장품의 개발, 생산, 판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두피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현대백화점면세점, AK플라자 4개 지점에서 선크림과 마스크 등 제품을 팔고 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에 화장품 판매법인인 올리패스코스메슈티컬즈아시아를 세웠다.
화장품법인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리패스코스메슈티컬즈는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5억원에 순손실 55억원, 올리패스코스메슈티컬즈아시아는 740만원 정도의 순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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