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사람들]운명처럼 바뀐 행로…리니지2 신화 배재현 부사장⑥김택진 대표 병역특례 중 만난 인연으로 창립멤버 합류…"내비게이션 만들었을수도"
서하나 기자공개 2019-11-08 08:09:00
[편집자주]
1997년 인터넷의 태동과 함께 등장한 엔씨소프트는 1년 뒤 PC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내놓으며 폭풍처럼 성장했다. 이후 리니지로 PC와 모바일을 재패하던 시대를 지나 현재까지도 맏형으로서 약 13조원에 이르는 국내 게임업계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을 넘어 인공지능(AI),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영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변신을 꿈꾸는 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 사번 1번.'배재현 엔씨소프트 LLL Seed Director(부사장)(사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함께 초창기부터 리니지 개발을 주도한 1세대 창립멤버다. 리니지2 개발에 성공해 엔씨소프트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배 부사장은 '리니지' 개발을 이끈 송재경 대표가 떠나자 빈 자리를 채워 '리니지2'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게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후 후속작 '블레이드앤소울' 개발과 게임포털 '플레이엔씨' 등을 개발했다. 현재는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LLL'에 주력하고 있다.
배 부사장의 엔씨소프트 합류와 총괄 디렉터가 된 과정은 하나의 드라마 같다. 배 부사장은 1971년 3월 태어나 창원 경일고와 경남대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전자 재직 시절, 당시 석사를 마치고 병역 해결을 위해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중이던 김택진 대표를 만났다. 그때 인연은 엔씨소프트 창업과 리니지 개발로 이어졌다. 배 부사장은 훗날 "엔씨소프트에 오지 않았으면 지금쯤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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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사장은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천재형' 개발자라면 나는 '학습형' 개발자"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배 부사장은 자칫 송 대표의 그늘에 가리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가 후속작 '리니지2' 개발에 나서기 전 송재경 대표는 회사를 떠났다. 송 대표는 자신의 게임사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하기 위해 독립했다. 배 부사장은 송 대표의 공백을 곧바로 채우고 리니지2의 성공 신화를 다시 썼다.
배 부사장은 수석 프로듀서로 '리니지2'의 제작을 총괄했다. 내부 반대를 무릅쓰고 리니지2를 전작과 달리 3D로 제작하자는 대담한 결정을 내린 것도 배 부사장의 역할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3년 10월 출시된 PC MMORPG 게임 리니지2는 오픈 일주일만에 동시접속자 5만5000명을 넘어섰고 그해 12월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008년 그레시아 업데이트 때 최대 동시접속자 15만명을 넘었으며 2011년 1분기 전세계 해외누적매출 1조원을 넘겼다. 현재 리니지2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이 오는 27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 부사장은 2011년 4월 1일 최고프로듀싱책임자(CPO, Chief Producing Officer)에 오른다. 당시 이 직책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엔씨소프트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이 직책을 신설하고 당시 개발본부장이었던 그를 올렸다.
배 부사장은 리니지를 이을 새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개발총책임도 맡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가 2006년부터 준비해온 무협액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었다. 엔씨소프트는 "그래픽으로 묘사된 동양풍의 세계, 무협 세계관이 녹아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 지금까지 온라인게임에서 겪어보지 못한 극대화된 액션이 블레이드앤소울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배 부사장은 이후 게임개발자에 머물지 않고 여러 새로운 시도를 계속했다. 게임포털 '플레이엔씨(Play NC)'가 대표적이다. 2005년 배 부사장은 내로라하는 개발자들을 앞세워 새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를 런칭했다. 당시 이미 서비스를 하던 한게임, 넷마블, 피망 등을 보며 게임포털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였다.
2013년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개발센터도 배 부사장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타 게임사와 비교해 모바일게임시장 진입이 늦었던 엔씨소프트는 이후 모바일 분야 기술투자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엔씨소프트는 2015년 11월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e스포츠 대회에서 게임캐릭터 '진서연'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을 선보인 바 있다. 배 부사장이 블소 개발 총괄로 있을 당시 있었던 게임 IP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의 이벤트였다. 당시 업계에선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의 긍정적 콜라보레이션' '게임 IP의 높은 활용 가능성' 등 긍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배 부사장은 엔씨소프트의 PC MMORPG 게임 '아이온' 개발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아이온 개발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고 대신 CBT(비공개 베타테스트) 버전에 피드백이나 라이브 노하우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배 부사장은 2013년 2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 최고창의력책임자(CCO,Chief Creative Office)를 맡았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최고창의력책임자는 김택진 대표다. 대신 배 부사장은 차세대 신작이자 미공개 '프로젝트LLL' 개발총괄 책임에 올랐다. 배 부사장은 한 간담회에서 "게임이 점점 복잡하고 커져가는데 같이 놀 수 있는 온라인게임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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