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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반도그룹 지분 매입 배경에 조원태 '백기사' 요청 있다작년 양측 접촉 후 지분 매집 시작돼…투자이익 극대화 방법 고민 계속

고진영 기자/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16 08:16:5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5일 11: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 배경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사정에 밝은 여러 관계자들이 작년 반도그룹의 지분 매입이 시작되던 시점에 조원태 회장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접촉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8% 이상 지분을 매집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반도그룹이 사실상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반도그룹 사정과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5일 “작년 조원태 회장이 여러 기업들의 오너를 비공식적으로 만나며 백기사 역할을 부탁했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권홍사 회장과도 접촉했다”며 "권 회장은 (조원태 회장의 요청) 이후 사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반도그룹이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여러 추측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이 지분매집 배경엔 조원태 회장의 제안이 작용했다고 판단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PE) 업계 한 관계자도 "권홍사 회장이 일부 언론에서 조양호 회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거론했는데, 그건 곧 아들인 조원태 회장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봐도 될 것 같다"며 "권 회장이 이명희(정석기업 고문)나 조현아(전 대한항공 부사장)를 만났을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본인도) 조원태 회장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다수의 기업들을 만나 지분 매입과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과 만났던 한 재계 인물은 "어떤 반대급부를 제시했던 것은 아니었고 매우 정중했고 진중하게 부탁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회사 사정상 매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상당히 전략적 고민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반도그룹과 한진그룹은 이런 백기사 응답설과 백기사 요청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반도그룹 관계자는 "경영진의 일을 알지 못한다"고 했고, 한진그룹 관계자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 역시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현지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반도그룹을 우호세력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반도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뵌 적도 없고요"라고 말했었다. 대호개발 등 반도그룹 계열사 3곳이 한진칼 지분을 5.06%로 늘린 지 약 한 달 가량 지났을 때다.

양측이 상호 교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는 이유로는 교감의 정도가 깊지 않고, 지분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여러 관계자들은 양측(조원태 회장, 권홍사 회장)의 옅은 교감이 반도그룹의 최초 지분 매집 계기였다는 데 동의하지만 교감의 정도는 깊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반도그룹 사정에 밝은 같은 관계자는 "지분 매집의 이유가 사업적 교류도 아니었고 피로 맺어진 인륜도 아니었다"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컸던 것이지, 강한 의리 때문에 지분을 매입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권홍사 회장은 조원태 회장의 부친인 고 조양호 회장과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에서의 인연만 있지 사업적 교류는 없었다.

지분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양측의 교감은 알려지는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의 주가 상승이 말해준다. 경영권 다툼이 지속되어야 지분 추가매집 기대감에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

현재 한진칼의 5% 이상 주요주주 구성은 4개 집단으로 나뉘어져 있다.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자 28.93%, KCGI 17.29%, 델타항공 10%, 반도건설 8.28% 등이다. 또 국민연금도 3.4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조 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만 따로 보면 조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5.31%을 쥐었다.



반도그룹은 지금까지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는 데 총 1500억원 이상의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상반기까지 반도건설의 별도 순이익이 53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담한 투자다. 손에 쥔 분쟁의 열쇠를 최대한 활용해 투자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의지도 당연할 것으로 여겨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은 단순히 백기사 노릇을 하려고 지분을 매입한 게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 회장 측이든 조 전 부사장 측이든 반도건설 지분투자분의 가치를 크게 키울 수 있는 쪽의 의견에 그때그때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현재 많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반도건설은 늘어난 지분 만큼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이라며 "세부적으로 정해진 방향은 아직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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