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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주인 바뀌지만…꽉 막힌 재무 숨통은 '여전'신주 발행 등 자본 확충 계획 '미정'…신규 자금조달 절실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03 08:20:4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7: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의 일환이다. 항공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산업으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정책·금융지원이 절실하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최종구 사장은 2일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뀐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배포한 자료에서 정부에 지원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해당 발언은 마치 양측이 역대 최악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최 사장의 발언은 현재 이스타항공의 유동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위기의식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이날 새 주인이 확정되며 최악은 면했으나 실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꽉 막힌 숨통이 언제쯤 제대로 트일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날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등으로부터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SPA를 체결했다. 인수가액은 545억원으로 지난해 12월18일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695억원보다 150억원 낮아졌다. 실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격이 21% 가량 깎인 셈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도 "최근 안 좋은 업황이 반영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들었다"고 가격 조정 배경을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여행 수요가 줄고 한국발 승객의 입국 자체를 금지하는 국가들이 늘어나 하늘길이 끊겨버린 상황이 인수가액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특히 제주항공은 이날 신주 발행 등 이스타항공의 자본 확충과 관련된 계획을 일절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MOU 체결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금투입을 가장 우선시하겠다고 했었다. 당시 제주항공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자금투입을 통한 이스타항공 재무구조 개선”이라며 “주식매매거래가 종결되면 곧바로 이스타항공 부채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를 밝히며 배포한 자료 발췌.

하지만 정작 SPA 체결 당일엔 신주 발행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직접적으로 자금 수혈을 받을 수 있다. 그래야 경영정상화와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날 SPA 체결로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태에는 달라지는 점이 하나도 없다. 제주항공이 4월 말 잔금(약 425억원) 납입을 완료해도 이스타홀딩스에 유입될 뿐 이스타항공과는 무관하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날 (구주) 인수만 결정된 것"이라며 "유상증자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 역시 "아직 미정"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도 최근 적자행진으로 재무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구주 인수 자금조차 보유 현금만으론 부족해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까진 현금성자산이 3267억원 있었으나 잇딴 적자로 보유 현금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SPA를 체결했다지만 이스타항공 입장에선 위기가 해결되거나 하는 등의 내용은 전혀 없다"며 "사실상 지금은 제주항공에 SOS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부와 공항공사 등에 지원요청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이스타항공으로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고 위기 상황에 대한 공동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성이 바닥난 상태에서 SPA 체결 일정까지 두 차례 미뤄지자 이스타항공은 행여 불발될까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부터 생존을 위해 신규 자금조달이 절실한 상태였다. 2018년 말 기준 부채비율 484.4%, 자본잠식률 47.9%였으나 맥스 운항 중단 사태와 보이콧 재팬 움직임의 직격탄을 맞아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266억원 수준이던 결손금이 천억원대로 늘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때문에 매각 결심을 굳힌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과 MOU를 체결하기 전에 대기업 및 사모펀드 운용사 등과 접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만약 이번에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또 다시 새 주인을 찾아 나서야하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스타항공 입장에선 새 주인과 함께 위기 대응에 나설수 있게 돼 이전과 같은 불안감은 더이상 겪지 않을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결합해 비용 대응 등을 좀 더 빨리할 수 있게 됐지만 항공기 뜨는 것 자체가 어려워져 대응할 부분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지금은 다들 유동성이 심각한 상태라 정부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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