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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긴급지원 받은 대한항공, '3자연합' 언급 이유는한진칼 연쇄 유상증자 가능성 의식한듯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27 13:55:2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에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과의 지분 경쟁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해 눈길을 끈다. 이를 두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구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율 확대에 나설 거란 시장의 관측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24일 산업은행 등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책을 발표한 이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정부와 국책은행에서 적시에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 및 조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서 대한항공은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3자연합과의 소모적인 지분 경쟁을 중단하도록 하고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전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안정적인 고용유지와 자산 매각, 자본 확충 등 자구 노력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산업은행의 발표 내용에는 경영권 분쟁 등과 관련된 부분이 일절 없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굳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얘기를 먼저 꺼낸 셈이다.


현재 한진그룹이 직면한 가장 커다란 이슈는 단연 경영권 분쟁이다. 하지만 3자연합이 꾸준히 지분율을 확대하며 반전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진그룹이 자체적으로 지분 경쟁을 중단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는 게 유일한 방법일 수 있지만 이는 선택지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한진칼이 연쇄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율 확대에 나설 거라는 관측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안이나 정부 지원금이 자칫 경영권 분쟁 승리 전략을 짜는데 활용되는 것처럼 비춰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진화에 나섰다는 의미다.

앞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지원 자금 마련을 위해 먼저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지분율에 따라 한진칼이 약 3000억원을 투입해야 하지만 지난해 말 보유현금이 약 1900억원으로 재무상태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연쇄 유상증자는 조 회장이 우호 지분율을 확대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 있는 하나의 시나리오로 언급됐다. 실제로 한진칼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설 경우 기존 주주인 3자연합의 지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정관상 최대치인 30%까지 발행주식총수를 늘리면 3자연합의 지분율은 현재 42.74%에서 32.87%로 10%포인트(p) 가까이 낮아진다. 만약 한진칼이 '백기사'를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은 23.07%P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전망이 당장 정부와 국책은행에 손을 벌려야 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의 목적이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가 아닌 경영권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한 속사정을 보도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동성 지원을 위한 자금이니 대항항공을 정상화 시키는 목적으로만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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