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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 행장들 인사보다 '지역 민심' 먼저 지난달 연합회 이사회 홀로 불참…제주 지점 순방, 현장 목소리 청취

이은솔 기자공개 2020-05-07 10:05:1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5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입'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은행연합회 모임에 불참해 눈길을 끈다. 각 국책은행장, 시중은행장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윤 행장은 '지역 민심' 다지기에 먼저 나섰다.

지난달 27일 오후 6시 열린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에는 회원은행 행장들 대부분이 참여했다. 신한·하나·우리·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장과 산업은행 회장, 농협은행장 등 국책은행장, 대구·경북·부산은행 등 지방은행장들도 자리했다.

하지만 윤 기업은행장은 이날 이사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일 이사회와 만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책금융 지원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작 정책 대출의 핵심 축을 맡고 있는 기업은행장은 불참해 궁금증을 낳았다.

확인 결과 윤 행장은 이날 기업은행 제주도 지점을 방문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 상태였다. 이사회 참석보다는 금융 현장을 돌아보는 데 우선 순위를 둔 셈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음식점과 숙박업 등 관광 관련 3차 산업이 대부분인 제주도는 코로나 19 이후 관광객이 크게 줄어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지역이다.

윤 행장이 최근 묵묵히 이어가고 있는 현장 행보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심화된 지난달 초부터 출퇴근길에 서울과 수도권 지점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4월 중하순부터는 지방과 도서산간 지역까지 방문 범위를 넓혔다. 지난달 셋째주에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 넷째주에는 속초·원주·동해·춘천 등 강원권을 방문했다.

수도권에 비해 비교적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해온 도서 산간 지역은 코로나19로 인한 간편보증 대출 이후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는 게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도서 지역은 시중은행 영업점의 밀집도가 수도권에 비해 낮고, 보증재단 등 지원 기관의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소상공인 금융지원책은 신용등급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4~6등급 중신용자는 기업은행, 1~3등급 고신용자는 시중은행에서 정책 대출을 지원받는다.

경기 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은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쉽지 않고 보증업무를 은행 창구에서 한 번에 할 수 있는 곳은 기업은행밖에 없다. 세 종류의 정책대출 중 기업은행의 한도가 가장 많고 이마저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점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임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윤 행장과 일부 수행원만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지점 방문을 통해 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본점에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행장의 지방 지점 순회가 단순히 격려 방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행장과 부행장, 여신, 리스크, 기업 등 관련 부서장이 참석하는 '코로나 현장지원회의'를 매주 열고 있다. 회의에서는 정책금융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지방 지점에서 들은 요구사항을 행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윤 행장은 합리적인 성격으로, 행원들의 부담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덜어줄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며 "은행 업무가 처음인만큼 직접 발로 뛰며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지방 출장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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