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 ‘수소 모빌리티’ 맞손...눈길끄는 협업 현대차-중공업 수소지게차 개발 성공...굴착기·선박·엔진까지 이어갈까
김서영 기자공개 2020-10-07 08:19:2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1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 계열 분리 이후 데면데면했던 범(汎) 현대가가 미래 성장 동력인 수소 모빌리티 사업에 손을 맞잡았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을 시작으로 어디까지 협력을 이어갈지 주목된다.현대모비스는 24일 현대자동차, 현대건설기계와 공동으로 수소지게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수소지게차는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초 수소규제자유특구에서 실증 사업을 위한 첫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자동차 이외의 산업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지게차에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됐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수소지게차에 최적화된 연료전지 파워팩으로 독자 개발했다.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지게차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어서다. 현대건설기계는 수소지게차 전용 차체를 설계·제작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수소 모빌리티를 가운데 둔 범 현대가의 협력이다. 이들은 지난 2월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건설기계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박순찬 현대차 연료전지사업실장(상무), 금영범 현대모비스 연료전지사업실장(상무), 황종현 현대건설기계 산업차량 R&D 부문장(상무), 김승한 현대건설기계 건설장비 R&D 부문장(상무) 등이 참석했다.

범 현대가는 계열사 분리 이후 좀처럼 협업하지 않았다. 고 정주영 회장이 1947년 설립한 현대그룹은 2000년 3월 경영권 승계 다툼이 벌어지면서 여러 계열로 분리됐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자동차 소그룹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02년 그룹에서 분리돼 현재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속하는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이다. 지난 2017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사업 확장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됐다. 세계 140개국 540여 개의 딜러망과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지에 해외법인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범 현대가는 미래 대비라는 명분 아래 활발한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전기차에 이어 건설기계 분야에서도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활용됨에 따라 향후 수소 선박과 열차 등 더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그 쓰임새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범 현대 3사는 수소지게차에 이어 수소굴착기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올해 안에 시제품을 개발해 오는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수소 건설기계 개발 협력은 친환경 장비 수요가 늘고 있는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에서 큰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수소 선박 개발도 노려볼만 하다. 현대중공업 그룹에는 한국조선해양이 속해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대형엔진 부문 세계 1위 현대중공업, 중형선박 부문 세계 1위 현대삼호중공업, 세계 4위 선박 건조능력을 지닌 현대미포조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 조선 기술에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결합된다면 수소 선박 개발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방계인 한라그룹과의 협력도 내다볼 수 있다. 한라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인영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동생이다. 정 회장은 1962년 한라그룹의 모태인 현대양행을 설립했다. 국내 첫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는 1980년 2월 현대양행 기계사업부가 독립하면서 탄생했다.
만도는 전기차 등에서 엔진과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대체할 이드라이브(E-Drive)를 개발해 모듈화된 부품을 납품하겠다고 밝혔다. 이드라이브는 전기차를 구동시키는 데 꼭 필요한 미래차의 주요 하드웨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국내 업체 및 글로벌 기업과 함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단순히 자동차, 모빌리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수소경제 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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