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그룹 ‘김해련 회장’의 필연적인 화장품 사업 화장품 원료사 코엠 인수로 사업 확대…패션과 화학 잇는 연결고리
정미형 기자공개 2020-11-05 08:13:1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16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 사업을 주로 하는 태경그룹이 화장품 원료 사업 확대에 나섰다. 화장품 원료 생산 업체를 사들이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패션산업에서 뼈대가 굵은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신사업으로, 태경그룹의 화장품 원료 시장 진출은 필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올해 8월 말 태경산업은 친환경 화장품 소재 생산업체인 코엠을 인수했다. 태경산업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태경그룹은 코엠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화장품 원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그동안 해온 주력 사업과는 꽤 거리가 있다.
태경그룹은 화학·기초소재 중심의 중견 화학그룹이다. 1975년 설립된 한국전열화학공이 전신이다. 창업주인 김영환 전 회장이 이끌다 세상을 떠난 이후 외동딸인 김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이 태경그룹 수장으로 주목한 사업 중 하나가 화장품 원료 사업이다. 화장품 원료는 대체로 수입 원료에 의존하는 데다 관련 기술을 확보한 중소업체도 손에 꼽힌다. 시장 규모도 크지 않아 대기업들은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분야 중 하나다.
게다가 화장품 분야는 김 회장의 전공과도 무관하지 않다. 김 회장은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페이스대학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이후 뉴욕 F.I.T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태경그룹을 맡기 전까지도 패션 산업에 몸담았다.
당시 김 회장은 업계에서 입지적인 사업가로 불렸다. 지금처럼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기도 전인 1999년 에이다임을 설립하고 브랜드 의류사이트인 패션플러스를 론칭했다. 의류 디자이너로서 고급 정장 브랜드 업체를 운영해오다 새로운 유통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만든 채널로, 국내 의류 시장의 첫 인터넷 쇼핑몰로 꼽힌다.
화장품은 김 회장의 주전공인 패션업과 화학사업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분야다. 현재 주요 패션업체들이 패션의류 사업뿐만 아니라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어 연관성도 높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와 연작 등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고 한섬도 화장품 업체인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하는 등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김 회장은 45년간 화학 공정 노하우를 쌓아온 태경그룹에서 화장품 원료 개발의 가능성을 봤다. 2015년 말 아연 소재업체 태경에스비씨(SBC)를 계열사로 편입하고 이듬해 자외선 차단제 원료인 나노산화아연 양산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화장품 원료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에는 또 다른 자외선 차단 원료인 나노이산화티타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나노이산화티타늄을 활용한 시판 제품은 없지만 현재 화장품 업체와 논의 중으로 내년에는 상용화될 것으로 태경그룹 측은 내다봤다.
현재 화장품 원료 사업은 태경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태경그룹은 올해 코엠 인수를 시작으로 향후 화장품 원료 제조 관련 사업체 추가 인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 회장은 이를 통해 취임 당시 내걸었던 2020년 총매출 1조원 달성 목표에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태경그룹은 전체 매출 5200억원을 기록했다.
태경산업 관계자는 “김해련 회장이 화장품 원료 사업에 관심이 많아 이를 주도하고 있다”며 “코엠 인수는 화장품 원료 다각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향후 관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자가면역질환 신약' 이노보테라퓨틱스, 미국 임상 1상 '성공적'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엔비디아 ‘커넥트’ 공식 파트너 선정
- [i-point]신성이엔지, 한국종합기술·다스코와 연료전지 발전사업 협약
- [i-point]신테카바이오, 'PEGS 보스턴 2025' 참가
- [AACR 2025]첫 구두발표 진씨커, 경쟁사 넘보는 '유전자가위 액체생검'
- [AACR 2025]이뮨온시아 'CD47' 안전성 굳히기 "경쟁약과 다르다"
- [AACR 2025]항암 신약 항체 대신 '페라틴', 셀레메디 플랫폼 데뷔전
- [AACR 2025]근거 쌓는 '루닛 스코프' 빅파마 공동연구 쇼케이스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변화의 마지막 카드, 경영진 교체 '강수' 두나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속절없는 주가 하락 '트리거', 주가 부양 의지 없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