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지주사 전환한 대림산업, 사외이사진 '재편' 이사회 중심 경영 위해 금융권·미디어 출신 영입…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0-11-18 08:59:1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13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이 건설과 석유화학 사업부문을 떼어내고 중간지주사로 남을 디엘의 이사진 선임을 마쳤다. 대림산업은 외국인 주주가 40%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사외이사 선임에 공을 들인 모양새다.최근 대림산업은 다음달 4일 기업 분할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총회 참고서류를 공시했다. 그동안 분할 계획서에는 건설부문 신설회사 디엘이앤씨와 석유화학부문 신설회사 디엘케미칼의 이사진만 공개됐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 존속법인 디엘의 사내외이사진이 모두 공개됐다.
대림산업은 9월 기업 분할을 밝히며 중간지주사 체제 도입 후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림산업은 기존 이사회의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하고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운영을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에서 분할되는 디엘이앤씨와 디엘케미칼에서는 대림산업이 설명한 사외이사제도 개선에 대한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인적분할회사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는 디엘이앤씨는 기존 대림산업 사외이사 대부분이 옮겨가고 물적분할회사인 디엘케미칼은 비상장사로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다만 중간지주사 디엘의 사외이사진을 보면 대림산업의 지배구조 개선 목표가 드러난다. 대림산업 존속법인으로 지주사 체제를 맞이하는 디엘은 2018년부터 대림산업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유지하고 이영명 허브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대표이사, 이윤정 노블레스미디어 앤 아트 국장 겸 편집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3년 간 대림산업 사외이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선임 사외이사로서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운영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회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재무 전문가로서 경영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것이란 게 회사 측의 기대감이다.
신규 선임된 이 대표이사와 이 국장도 거버넌스위원회에 전문성을 더하는 인물이다. 이 대표는 골드만삭스,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Tiger Asia Management), 한화투자증권, 아르케고스 캐피탈 매니지먼트(Archegos Capital Management)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대림산업 측은 "이 대표가 글로벌 헤지펀드 및 PE 등에서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를 수행한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만큼 지주사 체제 하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최초 여성 이사인 이 국장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선을 의식한 선임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주식 외국인보유율은 38.42%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50위권이다. 의결권이 없지만 배당에서 장점이 있는 우선주가 외국인보유율 상위권에 포진된 것을 감안하면 대림산업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여성 이사 선임을 피투자사에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사업회사·지주회사 분할을 요구했을 때 이사회 성별 다양성 확대를 함께 요구하기도 했다. 글로벌 헤지펀드의 논리는 간단하다. 이사회에 남녀가 함께해야 남성 중심 집단적 사고에서 벗어나 위험 관리와 수익성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는 이사회 다양성 확보 여부를 투자 결정 요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국장은 지난 달까지 공익재단 대림문화재단 무보수 비상임이사로 일하며 대림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미디어 분야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소비자 마케팅 트렌드를 읽는 라이프스타일 전문지에서 일했기 때문에 디엘 브랜드 전략에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회사 측에선 전망한다.
사내이사진으로는 최근 대림산업 대표이사로 선임된 배원복 대표이사와 신현식 전무(CRO)가 내정됐다. 배원복 대표는 건설부문에서 일했고 신 전무는 석유화학부문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각 사업부 별로 한 명씩 사내이사를 선임한 셈이다. LG전자에서 2018년까지 근무한 배 대표는 최근 대표이사 승진 후 디엘에서 지주사 전략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부문 출신 신 전무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2018년까지 국내외 인수합병, 투자자문 전문가로 일하다가 대림산업에 합류해 해외 경영권 인수 M&A, 대림FnC 분할 등 구조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향후 지주사 차원에서 석유화학사업부 전략을 이끌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디엘 사내이사진 두 명은 모두 외부 출신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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