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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후발주자' 비나텍, 연료전지 밸류체인 전략 통할까3대 부품 매출비중 6.9% 돌파, 백금 수급은 중장기 숙제

방글아 기자공개 2020-12-08 08:00:58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존 산업구조가 대대적인 전환기를 맞으면서 차기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기업가치가 높은 코스피 상장사 대신 성장성이 기대되는 코스닥 상장사, 특히 바이오·정보기술(IT) 업종 위주로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유망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장된 코넥스 시장에는 높은 투자 허들로 인해 이 같은 열기가 닿지 않아 기업가치 제고를 꾀하는 기업들의 이전 상장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더벨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의 재무구조, 사업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0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 캐퍼시터 전문업체 '비나텍'이 내년 수소 연료전지 부품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실탄을 마련했음에도 공장부지 선정 등을 이유로 올해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향후 3개 핵심 부품을 가치 사슬화하는 밸류체인 전략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여 차별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고공 성장 국면에 접어든 연료전지 시장에서 부품사들의 투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비나텍의 전략이 통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비나텍은 산업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대우전자부품 등에서 10년여간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 경력을 쌓은 성도경 대표가 1999년 7월 설립했다. 출범 이래 슈퍼 캐퍼시터 한우물 전략으로 시장 확대와 함께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의 95% 이상이 슈퍼 캐퍼시터에서 나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출 구성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부품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이 부문 실적을 별도 계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관련 매출은 2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한다. 작년 1.9%와 비교해 5%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비나텍의 수소 연료전지 매출은 막전극접합체(MEA), 담지체, 촉매 등 3가지로 구성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론 MEA의 생산·판매량이 가늠자다. '담지체→촉매→MEA'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에 따라 MEA 제품으로 집약시킨 패키지 기술을 건물·운송용 연료전지 스택에 공급하는 것이 판매 전략인 탓이다.

실제 국내에서 3개 밸류체인 제조가 가능한 유일한 업체기도 하다. 이에 후발주자지만 3개 부품 일괄 공급이 가능한 업체로서 포지셔닝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목표다. MEA를 기준으로 현재 12만장인 연간 생산능력을 2024년까지 400만장 수준으로 늘린 계획이다.

준비는 원활하게 마쳤다. 지난해 7억원가량 팔린 MEA가 올해 3분기 기준 세 배를 넘어섰다. 이 성과에 힘입어 지난 9월 코스닥 이전 상장 공모가 흥행하면서 197억원의 넉넉한 투자 재원이 마련됐다. 비나텍은 이중 155억원을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 배정했다.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148억원을 수소 연료전지 양산시설 구축에 쓰기로 했다. 당장 올해 말까지 현재의 2.5배 수준인 연간 30만장 규모 MEA 생산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부지 선정 작업의 장기화로 이를 내년으로 미루면서 목표치 달성 시점을 놓고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밸류체인에서 빠져 있는 백금 수급도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촉매의 주요 원료인 백금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도 바잉파워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나텍이 촉매 40만장을 생산하면 원재료 값에서 차지하는 백금 가격 비중은 16.0%다. 하지만 이를 2억장으로 늘리면 오히려 백금 가격 비중은 18.5%로 증가하는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MEA 등 수소 연료전지 부품 시장은 구조적으로 글로벌 단위 경쟁이 이뤄지는 곳이다. 미국 고어(Gore)사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현대모비스가 가장 앞서 있다. 고어사가 1973년 최초 개발해 40여년 간 독점해 온 기술을 현대모비스가 2017년 최초로 국산화했고, 지난해 코멤텍이 그 바통을 이어갔다.

이밖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6년 일찌감치 고어사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입지를 구축했다. 동진쎄미켐과 상아프론테크, 시노펙스 등도 비나텍에 앞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상대적 선발 경쟁사로 꼽힌다.

이에 비나텍은 카본을 제어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이에 기반한 밸류체인을 경쟁력 삼아 초기 입지를 다지고, 중장기적으로 백금의 함유량을 줄이는 합금촉매 등을 개발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을 목표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생산캐파를 본격 확대해 나머지 분야에서 원가를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비나텍 관계자는 "현재는 자체 개발된 지지체와 촉매 기술을 접목한 MEA 대량생산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친환경에너지와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전방시장이 확대될 것을 감안해 단기적으로는 연료전지 필수 부품 제조 및 납품, 궁극적으로는 연료전지 제조 시장까지 진출할 것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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