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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롯데케미칼]내부감사지원조직, 감사위보다 경영진에 귀속?③책임자 임면권 없는 사외이사들, 지원조직 평가 시스템 부재도 '한계'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15 13: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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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 산하 다양한 위원회중 평가기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위원회는 감사위원회다. 경영진에 대한 업무감사와 회사의 재무·회계 감사업무를 맡고 주요 사안을 보고받는 전문기구이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은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사의 경우 최소 3인의 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의 인원은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또 감사위원회 이사들 중 적어도 1명은 재무·회계 관련 전문가여야만 한다.

자산총계 20조원(연결)에 육박하는 롯데케미칼 역시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위배되지 않는 감사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위원장 박경희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최현민 사외이사와 정중원 사외이사가 감사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세 명의 사외이사들중 회계·재무전문가는 박경희 위원장이다.


관건은 감사위원회의 권한이 얼마나 크고, 독립성이 잘 갖춰졌는지 여부다. 평정기관에서 쓰는 잣대는 회사 내에 감사위원회를 보조할 수 있는 내부조직이 있는지 여부와, 감사위원회가 이 내부조직을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의 경우 회사에 상근하는 인물들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 상시 근무하면서 감사 업무를 보조할 내부 조직이 필요하다"라면서 "회사내 지원조직 유무에도 각 사들이 차이를 보이지만, 지원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가 모두 상이하다"고 말했다.

또 이는 지배구조 평가에 큰 잣대로 쓰인다는 평가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감사위원회 지원 업무만을 전문적으로 이행하는 조직이 있는 반면 어떤 회사에서는 다른 사내 업무와 겸하면서 감사위원회 지원을 부가적으로만 하는 조직만을 갖춘다"라면서 "감사위원회는 기업 감시의 핵심 기구이므로 당연히 후자보다 전자의 경우에 가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대표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현황은 어떨까. 우선 전문 지원 조직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경영개선팀'이라는 조직이다. 롯데케미칼이 제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경영개선팀은 10명으로 구성되며 책임자는 팀장(수석) 급이다.

이는 평가기관에서 제시하는 '모범 규준' 수준까지는 아니다. 평가기관에서는 최소한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의 책임자가 임원 급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내부감사업무를 진행하는 사내 직원들이 업무를 함에 있어서 개인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부 장치까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감사위원회가 내부 지원 조직의 인적 구성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도 롯데케미칼에는 없다. 다시 말해 박경희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감사위원회가 경영개선팀의 책임자를 임면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있지 않고, 경영개선팀의 업무 성과를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롯데케미칼의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은 감사위원회보다는 경영진에 보다 귀속됐다는 쪽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는 평정기관으로부터 '개선 가능 사항'으로 지적될 수 있는 요소다.

실제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상위급 점수를 받는 기업들의 경우 감사위원회가 내부 지원조직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업계에서 모범 사례로 일컫어지는 K사의 경우 감사위원회 산하의 지원 조직 '감사단'의 책임자에 대한 임면 동의권을 갖는다. 이외 책임자에게 위임할 사항과 감사단 활동에 대한 감독 및 평가도 주요 심의사항으로 규정해놨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형식적인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라면서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이사회의 독립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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